업비트 환치기 의혹
업비트, '제휴'만 한다는 해외 거래소 존재 이유는?
국내 대비 거래량 1% 미만…현지 정부 규제로 사업도 난항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11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해외 제휴사들이 현지 규제에 가로 막혀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설립부터 사업 자금 송금이 막힌데다, 현지 당국의 새로운 규제로 상장된 가상자산이 연이어 거래 정지되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 금융당국은 국내와 해외 거래소간 '오더북 공유' 금지를 내걸고, 업비트에 오더북을 통한 '가상자산 환치기'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업비트의 사업확장이 안팎으로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업비트의 해외 제휴 거래소는 싱가포르법인 업비트 APAC의 자회사인 업비트 싱가포르·업비트 인도네시아·업비트 태국 등 3곳이다. 두나무는 지난 2018년 2월 동남아시아 진출을 목표로 업비트 APAC(UBPIT APAC PTE. LTD.)을 설립했다. 업비트 APAC은 같은해 10월과 11월 싱가포르 서비스와 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 1월부터는 업비트 태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두나무가 국내 업비트를 세운 2017년 10월 이후 반년도 되지 않아 APAC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기대감에서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해외 송금 시장은 전통 금융의 장벽이 높은 지역이지만,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일찌감치 시도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국내 시장과 달리 가상자산 시장에 열린 정책 기조 또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이유를 더했다. 업비트가 가장 먼저 진출한 싱가포르는 ICO(가상자산공개)를 허용하고 증권형 가상자산의 기준 등 가상자산에 대한 분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또한 당국 승인을 받은 거래소의 운영을 허가하며 가상자산에 비교적 친화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업비트의 3개 제휴 거래소 모두 해당 국가 규제당국의 설립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운영한지 약 3년여가 지난 업비트 APAC의 성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지난 1일 기준 국내 업비트의 거래량은 전체 9조원, 비트코인 거래량만 약 3000억원이다. 반면 싱가포르 거래소의 거래액은 약 7억 5000만원, 인도네시아 거래소는 5억원, 태국은 1억 7500만원으로 국내 거래량에 1%도 미치지 않는다. 


상장된 가상자산수 또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약 255개 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 비슷한 양의 마켓을 제공하던 싱가포르는 현지 규제를 이유로 올 초 100여개의 거래쌍을 상장 폐지했으며, 가장 최근에 문을 연 태국 법인은 49개의 가상자산만 거래 가능하다. 


업비트 관계자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 거래소의 사업 규모가 한국 대비 매우 작은 것이 사실"이라며 "디지털 자산 사업은 그 특성상 글로벌 경쟁이 불가피하고, 장기적 시각에서 사업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세 국가의 공통점은 디지털 자산 사업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업비트 APAC은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권고안에 준하는 수준의 규제가 존재하는 국가로 한정해 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업비트가 사업 확장을 위한 노력을 등한시 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18년 APAC 설립 당시 업비트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자회사 설립 자본 해외 송금을 시도했으나, 다수의 은행들로부터 '정부의 기조'라는 이유로 송금을 거절당했다. 이에 설립자인 김국현 현 최고경영자가 5억원을 출자하며 두나무 지분 없이 APAC 및 싱가포르의 대표로 취임했다. 현재 업비트가 보유하고 있는 3개 해외 거래소 분은 없다. 오더북을 공유하는 사업 제휴 관계일 뿐이다. 


국내 금융당국의 감시를 벗어나 해외 거래소를 설립한 장점 또한 각국의 규제가 점차 엄격해지며 무색해지고 있다. 앞서 업비트 싱가포르는 싱가포르의 지불서비스법(PSA)이 시행되며 지난 1일 약 130여개의 가상자산 거래쌍의 거래를 정지했다. 인도네시아 법인과 함께 출범을 기획한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인 디지털자산선물거래소(DFX, Digital Future Exchange)또한 지난해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드러낸바 없다. 


설상가상으로 해외 거래소와의 오더북 공유에 대한 국내 금융당국의 제재와 '환치기' 의혹까지 더해지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외 업비트는 한국어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지만, 제휴사로서 국내 업비트와 오더북 공유, 가상자산 송금 서비스등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간 교차거래를 통한 자금세탁 위험을 지적하면서 해외에서 등록되지 않은 거래소와의 오더북 금지 조항을 특금법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업비트 거래소들의 사업 현황 정황등과 관련해 페이퍼컴퍼컴퍼니 의혹을 제기하며 "업비트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환치기한 혐의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비트 이와 관련해 해외 거래소들은 특금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현지 당국의 인허가를 받아 거래되고 있으며, 업비트는 '환치기'가 아닌 회원 사이의 거래를 '중개'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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