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신규 전기차 판매를 앞두고 있는 기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들이 전기차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기아는 보조금 조기소진 영향으로 부진이 예상됐던 EV6의 하반기 판매 실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일 공개된 기아의 전기차 EV6 가격은 비슷한 성능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고가에 속한다. 최저가 모델인 에어(Air)가 4730만원이며 최고가 모델인 GT-Line이 5680만원이다.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6000만원 미만의 전기차의 경우 최대 1200만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보조금 신청이 필수인 셈이다.
출시가 늦은 EV6는 판매에 대한 우려가 컸다. 보조금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서다.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이 없으면 사실상 판매가 끝난 것으로 여겨진다. 3만대가 넘는 사전예약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하반기 전기차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 지자체가 발 빠르게 추경안을 내놨다. 이번 지자체가 추가 편성한 보조금 지급 대수는 총 약 1만2000대다. 서울시가 가장 많은 9139대에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부산시(1273대) ▲고양시(907대) ▲수원시(500대) ▲천안시(300대) 등이 보조금을 추가 지급한다. 다만 서울시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4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어 받을 수 있는 총 보조금은 10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
지자체의 추경안 편성으로 기아는 하반기 EV6의 판매 실적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당초 계획한 생산 목표치인 1만4000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경 물량 중에서는 상당부분을 EV6가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전기차 판매시장은 아이오닉5와 EV6가 점유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시장 기대치보다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조금이 아이오닉5와 EV6 등 국산 전기차에 우선적으로 배분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상반기 보조금이 테슬라에 집중돼 하반기에는 국산 전기차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와 관련해 지자체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원칙적으로 접수순으로 이뤄진다"면서 "차종에 따른 차별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2월 처음 공고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지자체의 공고 2개월 만에 50% 가량 동났다. 상반기까지 전체 물량의 80% 이상이 신청을 마쳤으며, 서울시 등 수요가 많은 지역의 경우 보조금이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전반기 보조금은 대부분 테슬라에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향으로 지난 4월 말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5는 5월, 6월 판매량이 각각 1919대, 3667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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