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시리즈A와 시리즈B를 잇는 브릿지 라운드 펀딩에 나섰다. 오는 9월까지 투자를 받아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조달한 금액은 8억원 규모다. 제이커브인베스트먼트가 5억원, 캐피탈원이 3억원을 투자했다. 두 투자사 모두 지바이오로직스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며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지바이오로직스의 투자 유치는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만이다. 당시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하며 67억원을 조달했다. 하나금융투자, 스닉픽인베스트먼트,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몸값은 껑충 뛰었다. 이번 브릿지 라운드 투자에서 인정받은 투자 전 기업가치는 300억원 수준. 시리즈A 투자 당시 기업가치보다 두 배 올랐다.

2018년 문을 연 지바이오로직스는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제와 대장암‧췌장암‧폐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우수한 연구인력과 풍부한 개발 경혐을 갖춰 바이오 사업화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업자는 서울대 수의학 박사 출신 송동호 대표다. 송 대표는 한국, 미국, 캐나다, 유럽 등 국내외 바이오 업계에서 개발전문가로 통한다. 바이오 의약품 20여개를 직접 컨설팅한 경력도 갖고 있다. 지바이오로직스 설립 이전에는 녹십자와 LG생명과학에서 개발팀장을 맡아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따내기도 했다.

회사를 키워 매각한 경험도 있다. 2009년 창업한 바이오씨앤디를 2018년 파마리서치(옛 파마리서치프로덕트)에 매각했다. 기업공개(IPO)가 주요 투자 회수책으로 꼽히는 국내 바이오벤처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이력이다. 투자자들은 상장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어 긍정적이란 입장이다.

투자자들은 지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치료제가 KRAS 변이 억제에 효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RAS는 여러 암종에서 변이가 흔하게 나타나는 종양유전자다. 특히 췌장암 등 고형암에서 변이 발현율이 높아 이를 억제하기 위한 표적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지바이오로직스는 핵심 개발 물질인 'S-Gal-9'를 앞세워 경쟁사와 맞붙고 있다. 경쟁사들이 비소세포폐암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대장암, 췌장암 등 고형암을 타깃으로 정했다.

특히 일부 유전자에만 반응하지 않고 KRAS 암세포에 결합해 세포를 사멸하는 기전을 채택해 범용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정성도 높다. 몸 안에 존재하는 면역억제단백질인 'Gal-9'의 링커(연결책)를 제거해 S-Gal-9라는 안정된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지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투자로 조달한 자금을 S-GAl-9 비임상‧임상 시료를 제작하는 데 쓸 계획이다. 비임상 독성시험을 위한 자금으로도 집행할 예정이다.

지바이오로직스 투자사 관계자는 "KRAS 표적치료제 영역은 최근 대규모 기술수출과 세계 최초 FDA 승인이 이뤄지며 고형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지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범용성 높은 기전과 안정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