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룰 '독자노선' 업비트, 난감해진 빗썸·코인원·코빗
4대 거래소중 홀로 독자 솔루션 채택…'실명계좌'거래소 카르텔 만드나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3일 15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자금세탁방지 등 특금법상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공동으로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에 나선 가운데 업비트가 독자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거래소 중에는 가장 영향력이 큰 업비트의 불참을 두고 '시장 독점' 의도라는 비판도 나온다.


업비트를 제외한 빗썸·코인원·코빗 등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보유 거래소 3곳이 오는 2022년 3월 발효될 가상자산 '트래블 룰'(Travel Rule)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합작법인(JV)를 설립한다. 3개사는 합작법인의 지분을 동일하게 갖고, 올해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업비트를 포함해 4개 거래소는 지난 6월29일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업비트는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한 달 여 만에 돌연 탈퇴를 선언하고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밝혀 참여사는 3개로 줄었다. 



일부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거래소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업비트가 화이트리스트(고객정보)등을 공유하지 않고 정보를 독점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비트는 이러한 지적이 사실과는 다른 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업비트 측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결정은 독점을 위해 합작 법인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합작법인에 지분 참여를 하지 않는 것일 뿐 트래블룰 준수를 위해 필요한 정보 교류나 연동 협력은 해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래블룰이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사업자(VASP)들에 거래소가 가상자산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모두 수집하도록 부과한 의무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특금법 시행령 역시 FATF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VASP에 트래블룰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고 있다. 특금법에 따르면 트래블룰은 거래소에서 이용자가 다른 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전송할 때 적용되며,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과 가상자산 주소를 제공해야 한다. 개인간의 전송이나 100만원 이하의 전송시에는 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트래블룰은 가상자산 사업자 신청의 필수 요건인 실명확인입출금 계좌 발급시에도 은행이 중점적으로 심사하는 부분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에 실명계좌를 발급해준 거래소의 과실에 대해 발급 은행에도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하며 특금법 요건등에 대한 강력한 검토를 요구했다. 오는 9월인 사업자 신고 기한을 약 2달여 앞둔 가운데 아직까지 4개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외에는 실명확인 계좌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공동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이 중소 거래소들에게 절실하다. 


업비트 측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출범하는 합작법인이 업비트의 참여 없이도 은행권의 요구를 만족시킬 만큼의 시스템을 구축할지는 의문이다. 거래소가 트래블룰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거래소 KYC(신원인증)을 마친 고객 정보 명단인 '화이트리스트'다. 입금된 가상자산 주소와 송금인의 이름등을 보관 및 관리하고 감독기관이 원할 때 가상자산의 흐름을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각자 보유한 고객 명단만 가지고 있으며, 거래소 간 공유하는 리스트를 없다. 빗썸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업비트의 점유율은 80% 수준이다. 트래블룰 대응 합작 법인이 설립된다 하더라도 업비트 참여 없이는 사실상 제대로 된 화이트리스트 작성이 어렵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실명계좌를 터주지 않는 이유가 거래소들이 트래블룰을 명확히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해서 공유한다면 해결이 되겠지만 이해관계 때문에 잘 이뤄지지 않고, 업비트의 경우 이를 이용해 자체적인 사업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더욱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 전했다. 


한편, 업비트는 합작법인 참여 대신 두나무의 블록체인 계열사 람다256이 개발한 트래블룰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람다256은 블록체인 트래블룰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Verify Vasp)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솔루션을 이용하는 곳은 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등 업비트APAC을 포함해 약 12개사다. 국내 업비트 역시 향후 해당 솔루션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 관계자는 "MOU체결 후 지분 참여에 대한 최종 결정 전에 다시 한번 검토한 결과 일부 사업자의 연대를 통한 공동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지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트래블룰은 자회사 람다256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자체 구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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