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악의적으로 임상 실패 기사를 뿌린(작성한) 언론사(기자)에 정정보도 즉시 요구한다."
"신풍제약의 임상2상 결과 발표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 없이 임상 실패를 단정짓는 악의적인 언론보도 등으로 피해를 입었고, 신풍제약 주식을 공매도한 특정인에게 부당이득을 취하게 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신풍제약 피라맥스(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수네이트)의 임상2상 톱라인(Top line) 분석결과를 기사화 한 후 신풍제약 주주들에게 받은 항의메일 내용이다.
피라맥스 임상2상 결과가 외부에 공개되자 수많은 언론사들은 '유의성 입증 실패', '임상 실패' 등의 내용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통상 의약품 허가(긴급사용승인 포함)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1차 평가변수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후향적 소그룹(감염력 있는 바이러스 보유 환자군 중 중증 악화율이 높은 고위험군 대상 음전율)과 2차 평가변수 등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지만 이는 환자수가 적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기도 하다.
기사 보도 후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의 화살은 회사가 아닌 기자들을 향했다. 일부 주주카페 등에서는 '실패'라고 표현한 기사 주소를 공유하는 등 일명 '좌표'를 찍기도 했다. 주주들이 단체로 항의메일을 보내 문구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일부 강성주주는 "기사 때문에 큰 손해를 봤다. 공매도와 연관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성 주주들의 항의는 언론 뿐만 아니라 의료진들과 신약개발 전문가들까지 눈치를 보게 만들었다. 실제로 피라맥스 임상을 진행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말 한번 잘못하면 일부 강성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친다"고 비실명 보도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신풍제약 주주들은 "감염력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까지 검출되는 RT-PCR 진단키트 기반 음전율(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음성으로 전환된 환자비율)은 제대로된 1차 평가변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후향적 소그룹(감염력 있는 바이러스 보유 환자군 중 중증 악화율이 높은 고위험군 대상 음전율)과 2차 평가변수 등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시각도 있다.
물론 신풍제약이 새로운 평가변수로 임상3상을 진행해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는 어떠한 언론과 전문가들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한 데이터를 토대로 '성공'이라고 주장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피라맥스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려면 곧 시행될 임상3상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하면 될 문제다.
강성 주주들의 도 넘은 비난은 비단 신풍제약만의 문제가 아니다. 임상결과에 대한 객관적 지표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은 보고 싶은 사실만을 보거나 이 같은 시각을 다수에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의약품 경쟁력은 임상 데이터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다.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갖춰야만 모두가 인정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다. 맹목적인 신뢰보다 냉정한 시각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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