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탄소 시대에 대처하는 자세
탄소배출 규제 '위기 아닌 기회'로 삼아야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6일 08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재난은 영화의 단골소재 가운데 하나다. 수많은 재난영화 중에 2004년 국내에 개봉된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란 미국영화가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얼음이 녹아 제2의 빙하기가 찾아온다는 영화 설정은 당시 실제 가능성을 두고 학계에서도 논란이 될 만큼 큰 화제를 불러왔다. 허구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최근 전세계 각지에서 폭염과 홍수, 쓰나미 등의 이상기후 징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만큼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환경보다는 산업 발전에만 열을 올리던 전세계 국가들 역시 언제부턴가 지구온난화를 인류의 미래생존이 걸린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근 각국 정부가 제조기업들에 대한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해나가는 부분은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대표적인 굴뚝산업인 철강은 과거에 극복해온 공급과잉, 보호무역주의 등과는 질적으로 다른 어려운 도전에 직면했다. 현재 국내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7년 대비 24.4% 감축한다는 정책을 수립하고 탄소 배출이 많은 기업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철강산업은 국내 산업별 온실가스 배출 통계에서 약 17% 내외 비중을 차지할 만큼 어마어마한 탄소를 배출하는 업종이다. 앞으로도 철강산업에 대한 정부의 탄소배출 규제가 더욱 죄여오리란 것을 예측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해외 국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종합대책인 '피트 포 55'(Fit For 55)를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유럽연합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연합은 이를 위해 탄소배출이 많은 철강을 포함한 5개 분야에 2026년부터 탄소국경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 철강기업이 유럽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시점이 채 5년도 남지 않은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철강기업들이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인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짊어져야 하는지 연신 계산기를 두드리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간과해선 안 될 한 가지가 있다. 현재의 위기가 한 개별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 탄소배출 감축은 이제 어느 국가나 기업도 피할 수 없는 추세로 자리잡았다. 이는 탄소배출 규제에 대해서만큼은 모든 철강기업들이 동등한 출발선에 서 있고 현재의 상황을 각 개별기업들이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기회로도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저(低)탄소 조업기술 연구, 친환경 철강재 개발 등을 통해 경쟁사보다 탄소 배출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은 향후 개별기업이 가진 시장 경쟁력의 최대 수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이다. 국내 철강기업들이 규제 부담에 짓눌리기보다 지금부터 혁신적인 저(低)탄소 기술개발 노력을 다한다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상대로 확고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위기 속에 기회를 잡는 것은 준비된 자만의 몫이다. 국내 철강기업들이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한껏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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