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자동차 전시장은 완성차업체와 고객이 직접 대면하는 장소다. 고객이 구매하고 싶은 차량을 실제로 살펴보고, 시승과 구입 견적서 등 세부내역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국내 완성차업체에 비해 접점이 적은 수입차의 경우 이러한 공간은 고객에게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수입차업체들은 공식딜러사를 통해 국내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수도권을 주축으로 지방 주요 거점에 형성돼 있다. 수입차 전시장을 방문하면 세련된 차림의 딜러들이 대표 차량들을 고객에게 소개하고 판매를 독려한다. 문제는 일부 딜러들이 판매에만 급급해 고객 불만족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폭스바겐 공식 딜러사(클라쎄오토)가 운영하는 전시장 역시 이러한 딜러들의 진상(?)은 여전했다. 지난 주말 기자가 찾은 해당 전시장에는 폭스바겐의 인기 모델인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Tiguan)'의 2021년형 모델이 전시돼 있었다. 티구안은 폭스바겐의 대표 모델 중 하나다. 지난해 863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베스트셀링카 2위(이하 한국수입차협회 기준)에 올랐고, 7월에도 440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팀장인 A씨의 언행에는 과도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4000만원 안팎의 나름 착한(?) 판매가격과 디자인 변화 속 대기 수요가 높은 탓에 구매의사만을 연신 확인했다. 차량 견적을 가늠하는 일도 자신의 특권이자 재량인냥 으스대기 일쑤였다. "나는 솔직히 판매실적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며 당장 계약여부에 대한 확답을 요구했다. 불친절한 태도에 계약하고 싶은 마음은 고사하고 브랜드에 대한 반감만 커졌다. 고객은 뒷전이고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볼 때 선뜻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은 얼마나 될까.

국내 브랜드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높은 수입차 브랜드에서 유독 많이 발생하는 고질적인 병패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국내 수입차업체 가운데 네번째로 많은 판매실적(1만7615대)을 기록한 브랜드다. 

수입차 브랜드는 각종 결함이나 조작 등 복합적인 문제로 사회적 뭇매를 맞을 때마다 '고객 만족도 향상'을 외치며 달라지겠다고 떠들어댄다. 폭스바겐은 얼마 전까지 배출가스 인증조작으로 한국고객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소비자 배상 차별화와 늑장대응으로 뭇매를 맞았다. 대가는 혹독했다. 2년간 판매가 중단됐고, 예전 수준을 회복되는 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당시 폭스바겐그룹 본사 회장은 "한국 고객에게 깊은 실망을 안겼다"며 사과했고, 그룹 차원에서 개선책을 내놨다.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고객 만족도 향상이었다. 현재 무엇이 달라졌는가. 판매에만 급급한 모습이 과연 고객 만족도 향상인가. 입으로만 고객 최우선을 외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3년 전 발표한 개선책에는 고객 만족도 향상 외 조직 효율성 강화, 정직한 행동, 사회책임 강화, 시장 리더십 회복도 담겼다. 이 모든 것은 고객과의 판매 접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첫걸음부터 삐걱대는데 가시적인 성과를 낼수 있을까. 

더이상 본사와 선을 그으며 딜러사만의 문제라고 치부할 게 아니다. 딜러사를 통해 판매망을 확대·강화하기에 앞서 이들에 대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고객 역시 '진상딜러'를 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