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올해 상반기 우리은행의 유가증권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면서 비이자이익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인상 등 변수가 많았던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여서 더욱 주목된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예대마진 의존도를 낮추는 데 방점을 찍으며 증권운용부, IB그룹 등 비은행 부서를 꾸준히 강화해 온 결과로 해석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으로 거둔 5217억원 중 절반 가량이 유가증권이익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유가증권이익은 207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5.6% 증가했다. 유가증권이익에는 당기순이익으로 분류되는 1년 내 매매차익 목적을 가진 단기매매증권 평가손익과 만기보유증권과 매도가능증권의 일부 매매이익이 함께 반영됐다.
올해 상반기 채권운용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기준금리가 하락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시장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유가증권이익도 소폭 증가하거나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은행은 자본을 운용하는 증권운용부, IB그룹 내 투자금융부와 프로젝트금융부를 중심으로 높은 이익을 실현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지난해 유가증권 운용수익을 높이기 위해 단행한 조직개편의 성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증권운용부를 별도로 설치했다. 2014년 본부조직 슬림화로 증권운용부를 트레이딩부에 편입한 지 6년 만이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자기자본 운용으로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고, 예대마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유가증권 운용에 힘을 실었다. 우리은행 트레이딩부와 재무기획부, 반포역 지점장을 거친 최준연 증권운용부장이 수장을 맡고, 13명의 인력으로 부서를 구성했다.
증권운용부는 지난해 말부터 방어적인 듀레이션 포지션을 구축하면서 시장금리 인상에 대응했다. 지난해에는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긍정적인 상황이 지속됐던 반면, 올해는 6월까지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채권 만기를 짧게 하고 규모를 줄이는 등 선제적인 방어 포지션을 취하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익을 확보했다.
유가증권이익 확대에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으로 한층 강화한 IB그룹도 한몫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IB그룹 내 투자금융부와 프로젝트금융부에 각각 지분2팀과 부동산2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주력 사업영업인 M&A 등 인수금융과 지분투자 부문을 보다 강화하고 부동산금융을 확대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IB그룹에서 발생한 유가증권 관련 비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2%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은행은 비이자수익 다변화로 예대마진 의존도를 점차 낮춰 나갈 예정이다. 증권운용부에서는 채권에 집중돼 있는 증권운용부 자산을 수익증권으로 확대하면서 유가증권이익을 늘리고, IB그룹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조직과 인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지분투자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부동산금융과 글로벌 투자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3대 전략 중심의 IB그룹 투자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유가증권 부문 호실적은 증권운용부 신설과 IB그룹 내 부서 팀 신설 등 조직개편과 적극적인 트레이딩 전략으로 이루어낸 성과"라면서 "향후 수익증권으로 운용범위를 확대하고, IB사업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