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대형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점검' 자료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해외대체투자 관련 부실 인식 규모가 늘어났다"며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도 2017년 말에 비해 3년 만에 6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 8곳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 규모는 약 19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8개 증권사 자기자본의 합인 43조7000만원 대비 43.5%에 이르는 규모다.

특히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은 각각 4조5000억원, 3조9000억원, 3조2000억원 규모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져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리스크를 보였다. 하나금융투자(103%), 메리츠증권(70%), 신한금융투자(57%)는 특히 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비율이 50%를 넘어 평균 수준인 43.5% 대비 익스포저 부담이 큰 편으로 분석됐다.

이재우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2017년 말 3조3000억원 규모였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는 2020년 초까지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투자성과에 대한 우려도 일부 현실화됐다"고 밝혔다.

증권사별로 자산 집중 정도도 달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는 해외부동산에 11조(58%), 특별자산에 8조1000억원(42%)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의 해외부동산 규모는 익스포저의 비중이 각각 83%, 65%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특별자산 비중이 64%, 60%를 차지했다.

2020년초부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자산별로 손실 인식 규모가 차별화됐다. 8개사 합산 부실 인식 규모는 약 84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원은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호텔, 복합시설, 항공기 투자 등에서 부실 인식이 많이 됐다"며 "오피스, 발전소 투자에서도 부실 인식이 일부 있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호텔과 미드스트림·발전소에서 각각 2600억원, 600억원의 부실이 드러났다. 메리츠증권은 항공기 리스, 인도·호주 주거용 부동산에서 각각 700억원, 400억원의 부실을 인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호텔과 홍콩 오피스에서 약 760억원과 200억원의 손실이 있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피스, 상업용 부동산에서 손상이 발생했다"며 "자가격리, 재택근무 등의 확산으로 오피스와 상업용 부동산 등의 가치가 하락한 것이 영향"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 해외대체투자 손실이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규모 대비 해외대체투자 손상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코로나19 사태 진정으로 자산가치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대형 증권사의 경우 코로나19에 수혜업종으로 이익창출력이 높아지기도 해 자본완충력이 우수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에도 해외대체투자는 증권사 신용도에 있어 중요한 모니터링 요소"라며 "해외대체투자의 양적, 질적 위험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질적으로 해외대체투자의 손상여부와 셀다운 미매각 물량, 익스포져 집중위험 현황 등을 점검하고 해외대체투자 관련 건전성 변화를 지속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