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산업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KB금융지주_늘봄학교(1)
"왜 M&A 안하나요"
신진섭 기자
2021.08.12 08:28:30
②개발사 인수 통한 신작 출시 번번이 고배…자체 개발 MMORPG에 초점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1일 07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진섭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소극적인 인수‧합병(M&A) 기조는 관련업계의 오랜 관심사였다. 엔씨 막대한 현금보유고에도 투자보다 연구개발비 증액을 택했다. 투자 실패의 경험, 자사 IP(지적재산권)에 대한 자신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쏠림 현상 등이 엔씨의 M&A 기피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엔씨의 가장 최근 M&A 시도는 2015년 넥슨과 손을 잡고 글로벌 게임기업 EA(일렉트로닉아츠)를 시도했던 건으로 볼 수 있다. 성사됐다면 수조원에 달하는 M&A가 됐겠지만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입장 차이로 결국 딜은 성사되지 못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던 경험이 트라우마가 됐던 걸까. 엔씨는 이후 M&A 시장에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엔씨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2조1187억원에 달한다. 1조7812억에 달하는 순현금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엔씨는 인공지능(AI), 웹소설, 만화 등 기업에 소수지분 투자를 진행했을 뿐 기업규모 확장을 위한 나서지 않고 있다.


엔씨가 처음부터 투자에 미온적인 기업은 아니었다. 소규모 개발사 인수부터 대형 M&A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시도를 했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엔씨의 M&A 잔혹사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엔씨는 당대의 유명 개발자 리처드게리엇이 주도하고 있던 데스티니게임즈를 전격 인수한다. 회사 인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리처드게리엇에게 지급한 주식가격을 더하면 470억원을 단일 M&A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more
엔씨‧넷마블, 자존심 건 '신작' 격돌 예고 엔씨소프트, 꽃은 아직 피어있다 모바일 평정한 '리니지 형제', IP 파워 굳건 엔씨소프트, 엔터사업 드라이브…경쟁 가속

리처드게리엇 사단은 100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들여 MMORPG '타뷸라 라사'를 세상에 선보였지만 이 게임은 흥행에 처참히 실패하며 국내 출시조차 되지 않았다. 엔씨는 데스티니게임즈 투자로 합산 1500억원 가량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2000년대 초반 엔씨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500억원 안팎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실패가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 가지 위안이라면 리처드게리엇과의 협업을 통해 북미·유럽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엔씨소프트의 인지도가 빠르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데스티니게임즈 인수가 2000년대 초반 미국,유럽 지역 리니지 시리즈 상용화 서비스 개시, 소니의 MMORPG '에버퀘스트' 서비스 권한 확보 등 해외 사업 성과를 만드는 발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엔씨는 한 번의 실패로 굴하지 않았다.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MMORPG 일변도였던 엔씨는 장르 다변화를을 위해 꾸준히 게임 개발사를 사들였다. 국내에서 ▲2001년 '샤이닝로어' 개발사 판타그램 ▲2006년 플래시게임 개발사 제이인터렉티브 ▲2010년 캐주얼게임 개발사 넥스트플레이 ▲2011년 핫독스튜디오 ▲2012년 스포츠·캐주얼 게임 개발사 엔트리브소프트를 품었다. 하지만 투자를 통해 출시된 게임 대부분은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웠다. 


엔씨는 MMORPG 이외 장르 게임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대표적인 것이 적진점령게임(MOBA) 'MXM'과 로봇 TPS(3인칭 슈팅)게임 '프로젝트 혼'이다. MXM은 엔씨의 IP를 집대성한 엔씨 유니버스 게임으로 기획됐지만 출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프로젝트 혼은 정식 출시가 되지 못하고 개발단계에서 중단됐다.


지난 2017년 6월 출시된 '리니지M'의 기록적인 성공 이후 엔씨는 자사 PC온라인 게임 IP를 모바일화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잘하는 데 자원을 몰아주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엔씨가 R&D 예산을 크게 늘린 시기도 리니지M 출시시기와 맞물린다. 2017년 매출액 대비 11%였던 R&D 예산은 2018년 15%, 2019년 18%로 매년 증가했다. 신작 개발이나 개발사 인수 보다는 국내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자사 IP로 고품질의 모바일 게임을 내놓는 것이 엔씨의 성공 방정식으로 자리 잡았다. 2019년 출시한 '리니지2M'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지난해 엔씨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배, 영업이익은 1.7배 가량 성장하는 큰 성공을 이뤄낸다.


하지만 M&A를 기피하는 엔씨의 성공방정식은 양날의 검인 것으로 평가된다. 엔씨는 소수의 대작 MMORPG를 출시한 후 촘촘한 업데이트를 통해 매출을 유지하는 전략을 펴왔다. 많은 자원을 투입한 만큼 게임 흥행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이러한 개발방식의 장점이라면 출시작 수가 적은 만큼 단일 게임에 대한 매출 기대치가 높다는 점은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계란이 한 바구니에 몰려있는 탓에 시장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엔씨는 매출 5125억원, 영업이익 567억원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77% 각각 하락한 수치다.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였다. 모바일게임의 평균 수명이 3년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리니지M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하반기 실적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6월 출시된 카카오게임즈의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즈'가 '리니지M', '리니지2M'을 밀어내고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엔씨는 오는 26일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하며 반격에 나선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게임총괄 CCO(최고창의력책임자)로 개발에 직접 참여할 만큼 내부적으로 관심이 높다.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하락폭을 블레이드앤소울2가 벌충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한정된 열성 이용자(코어 게이머)를 대상으로 제작된 MMORPG 장르의 특성상 블레이드앤소울2가 리니지M 출시 초기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정된 매출과 이용자를 여러 개의 게임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나오는 엔씨의 사업구조상 해외 시장을 통한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주)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딜사이트S 더머니스탁론
Infographic News
M&A Buy Side 부문별 순위 추이 (월 누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