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M&A
GS, 진짜 베팅할까
차입금 증가 속도 '빨간불'…허태수號 부담 될 수도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17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신진섭 기자] GS가 연합(컨소시엄)을 꾸려 휴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일각에선 GS가 휴젤 인수를 눈앞에 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GS가 실제 인수 주체가 맞을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GS의 그간 투자성향과 현재의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이번 투자는 경영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SI)보다는 투자수익을 위한 재무적 투자(FI)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특수목적법인(SPC) 리닥(LIDAC, 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any)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휴젤 지분 42.9%를 경영권과 함께 매각할 방침이다. GS는 ▲싱가포르 소재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탈‧사모펀드(PEF) 운용사인 CBC 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 등과 4자 연합을 이뤄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가 최종적으로 휴젤의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휴젤 지분의 절반인 약 20% 이상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매각가를 고려하면 GS가 가용해야 하는 금액은 1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GS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8840억원으로 일견 휴젤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GS는 최근 차입금이 급격히 늘고 있어 재무건정성 유지에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8조4000억원이었던 차입금 규모는 1년 새 12조 4350여억원으로 1.5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127.6%에서 144.3%로 올라갔다. 차입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금성 자산을 대거 소진하면 기업 신용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한 추가 차입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1년 내 상환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장기부채는 1조7728억원에 달한다. 



앞서 삼성, SK, LG 등 재계순위에서 GS를 앞서는 기업들이 휴젤에 대한 관심을 철회했다는 사실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GS가 휴젤 경영권을 가져오면 허 회장은 성과압박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휴젤 인수는 그룹 내 전례가 없는 1조원 이상 딜이자 허 회장 취임 후 첫 대형 M&A다. '허태수의 자존심'이라는 꼬리표가 달라 붙을 것이 분명하다. 휴젤이 기대를 하회하는 실적을 내면 허 회장이 무리한 투자를 강행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GS의 그간 투자성향을 고려하면 1조원 이상을 단일 기업에 투자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GS그룹은 지난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된 뒤 1조원이 넘는 인수‧합병(M&A)를 단 한 건도 진행하지 않았다. 2015년 KT렌탈, 2019년 아시아나항공,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중도에 하차했다. 2009년 쌍용(현 GS글로벌)과 2014년 STX에너지(현 GS E&R)가 GS의 대표적인 M&A 사례로 꼽히지만 두 회사의 인수가를 합쳐도 1조원을 넘지 않는다.


허태수 GS 회장도 한 곳에 자금을 집중하는 대형 M&A보다는 스타트업 소수 지분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을 보여 왔다. 허 회장이 대표로 재임하던 시절 GS홈쇼핑은 스타트업 수백여곳에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열린 GS 주주총회에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을 위한 정관 변경이 이뤄지며 스타트업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또한 GS 지난 4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콘테스트 '더 지에스 챌린지'를 개최하는 등 초기기업 발굴에 분주한 모양새다.


GS는 일단 소수지분 투자를 진행한 뒤 경영실적에 따라 콜옵션(매수청구권) 등을 활용한 지분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 대형 바이오 M&A에 참여했다는 명분과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실익,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방식이다.  


M&A업계 관계자는 "GS가 휴젤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시장에선 실질적으로 GS가 아닌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가 주체가 되는 형태로 딜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사진=허태수 GS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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