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급할수록 신중히
M&A 시장서 '변한 모습'부터 확실히 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08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서울 역삼동 GS그룹 사옥)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그동안 인수합병(M&A)에 보수적이었던 GS그룹이 굵직한 M&A 거래(딜)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GS를 대하는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GS가 쌓아 온 전적에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GS그룹은 2000년대 중반부터 M&A 시장에서 '양치기 소년'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대형 매물에 늘 관심은 보이지만 최종 인수까지 이어진 사례는 극히 드물어 생긴 별명이다. GS그룹은 ▲2005년 인천정유 ▲2008년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2012년 코웨이▲2015년 KT렌탈 ▲2019년 아시아나항공 등 인수를 검토했다. 하지만 이 중에서 GS그룹이 실제로 인수한 회사는 한군데도 없다.


최근 들어 GS그룹의 처지가 여유 부리던 과거와는 분명히 달라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GS그룹이 '간 보기'만 하다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재계 서열 10대 그룹이 너나 할 것 없이 미래 기술, 친환경 등 성장 산업 분야에 진출해 의미있는 성과를 쌓아 올리고 있는 반면, GS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2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04년 LG그룹으로부터 떨어져 나올 때부터 영위해 온 정유, 유통, 건설 등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SK·LG가 배터리사업, 현대자동차가 수소차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GS그룹은 한참 뒤처진다. 



이 때문일까. GS그룹은 다양한 분야 매물에 동시다발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며 다급하게 M&A를 추진하고 있다. GS그룹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인수를 검토한 주요 회사들은 두산인프라코어(8500억원), 휴젤(약2조원), 요기요(8000억원) 등이다. 이들이 영위하는 사업 영역은 모두 제각각이다. 휴젤은 국내 1위 보톡스(보툴리눔 톡신)업체이며, 요기요는 국내 2위의 배달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운영 전문 기업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디젤엔진 등을 생산하는 종합기계회사다. 


총수가 바뀐 지금이 '달라진 GS'를 널리 알릴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사업 확보가 간절한 현시점을 매도인, 재무적투자자(FI) 등 시장 참여자들의 GS그룹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딜들이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때의 일이라면, 지난해부터 총수직을 맡은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전혀 다른 이미지를 쌓아 올려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GS그룹이 M&A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신호탄은 허태수 회장이 잘 아는 분야인 'GS리테일(GS홈쇼핑과 합병)'이 쏘아 올렸다. 그룹 총수직을 물려받기 전까지 근무했던 GS홈쇼핑을 앞세워, 배달플랫폼 '요기요'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M&A 전문가를 영입한 점 역시 최근 일어나는 의미있는 변화 중 하나다. GS그룹은 지난해 말 신사업 및 벤처투자 경험, M&A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검증한 외부 인사를 단행했다. GS건설은 신상철 부사장을 신사업지원 그룹장으로 영입했다. 신상철 부사장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IMM PE 등이 투자하거나 인수한 기업의 CEO로 투입돼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GS에너지에는 산업자원부, 포스코, 두산중공업에서 발전 관련 분야 경력을 쌓은 김성원 부사장을, GS홈쇼핑(현 GS리테일)에는 이베이코리아, 삼성물산 등을 거치며 e-커머스, 신사업 발굴 전문가로 알려진 박솔잎 전무를 각각 영입했다.


㈜GS는 허창수 명예회장과 50여명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가 52% 지분을 고르게 나눠 보유하고 있다. 이 식구들을 다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M&A 시장에서 앞으로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급하다고 허튼 데 돈 쓰는 일은 만들지 않아야 한다. 인수 검토 단계부터 딜클로징 이후 인수회사 경영까지. 한 단계 한 단계 신중한 모습으로 접근해 성장동력을 하루 빨리 갖춰야 한다. GS그룹의 의지는 충분하다. 지난 20년과는 다른, 변화한 모습으로 시장에 접근한다면, 언젠가는 GS그룹에도 'M&A 귀재', '잭팟'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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