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기업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무슨 사업을 하고 있는지 알면, 그게 일종의 '트렌드'일 수도 있기 때문.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 기업 중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진 기업 7곳을 살펴보았다. 

아래 7개 기업의 주가는 지난 1년간 최소 400% 이상 상승했다. 앞의 숫자는 1년 간 주가 상승률을 나타낸다. 

①3322% 게임스탑(GameStop Corp.)

②770% 피드몬트 리튬(Piedmont Lithium Inc.)

③682%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

④589% 업스타트(Upstart Holdings)

⑤504% AMC엔터테인먼트(AMC Entertainment Holdings)

⑥463% 모더나(Moderna, Inc.)

⑦450% 바이오엔테크(BioNTech SE)

시가총액 10억달러를 기준으로 잡은 이유는 미국 상장 기업의 수가 워낙 방대하며 이 기준 아래의 기업 중에는 변동성이 매우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①게임스탑은 멈추지 않는다

게임스탑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무려 3321%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116억5900만달러(13조6294억원)다. 국내에 딱히 비교할 만한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는 없지만, 일단 대표 유통기업인 이마트의 시가총액(4조8922억원)보다 3배 정도 크다.

게임스탑은 2021년 1월 레딧을 중심으로 개인투자자가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대항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큰 관심을 끌었다. 1월부터 3월까지 매우 변동성을 보였고, 이후에도 게임스탑의 주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1월의 상승이 워낙 거대했기 때문에 그 여파로 1년 주가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애널리스트의 전망은 좋지 않다.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88.33달러로, 최근 주가인 160달러 대보다 현저히 낮다.

②피드몬트 리튬, 광물 중에 인기스타는 역시 리튬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13억7900만달러(1조6120억원)다. 피드몬트의 주가는 1년 동안 770% 상승했는데, 테슬라와 연관이 있다. 호주계 광산개발 회사인 피드몬트는 2020년 9월 테슬라와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에 이름을 크게 알렸다. 이때 이 회사의 주가는 무려 10배 이상 뛰었다.

다만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피드몬트는 미국에서 광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데, 아직 당국의 승인절차가 끝나지 않았다. 테슬라와 맺은 계약은 2022년 7월부터 5년 이상이며, 공급량도 상당하다. 이 기업의 주가는 얼마나 규제 당국과 원활히 소통하며 계획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냐와 리튬 배터리의 수요가 얼마나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냐 이 두 가지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③인텔리아 테라퓨틱스, 독보적인 게놈 기술

이 기업의 주가는 지난 2020년 말과 올해 6월 두 차례 급등하면서 1년 간 681% 올랐다. 

인텔리아의 설립자인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는 '크리스퍼(CRISPR)'로 2020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유전자를 가르는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는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제한효소다. 제니퍼 다우드나 버클리대학교 교수와 엠마뉴엘 카펜디어 독일 하노버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크리스퍼 적응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Cas9'이라는 단백질을 세균에서 찾았다고 2012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 Cas9에 결합하는 RNA를 바꾸면 파지 유전자(21개 염기)가 아닌 다른 유전자 서열도 자를 수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크리스퍼의 발견은 유전자 수정 붐을 일으켰고, 2013년 12월엔 동물 세포에서 유전자 수정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미래적인 기술을 보유한 인텔리아의 시가총액은 11억4190만달러(1조3345억원)다. 최근 주가는 155달러 전후로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인 138.44%보다 높다. 아직 대규모 손실 구간에 머무는 이 바이오 기업은 '고 위험, 고 기대수익' 종목에 해당한다.

④업스타트, AI 핀테크의 신성

업스타트는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대출 플랫폼이다. 소비자의 대출 수요를 집계해 업스타트 AI 은행 파트너 네트워크와 연결한다. 소비자는 업스타트 홈페이지에 방문한 고객은 신용카드, 대출 상환 및 통합, 차량 파이낸싱 등 여러 대출과 관련된 서비스를 자신에게 최적의 조건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

업스타트의 시가총액은 156억3400만달러(18조2761억원)에 달한다. 앞서 소개한 다른 높은 주가 상승률 기업보다 시가총액이 훨씬 큰 편이다. 특히 이 회사는 최근 수익구간에 들어서면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 기업의 주가 역시 애널리스트의 평균 목표주가인 139달러보다 높은 2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⑤AMC엔터테인먼트, 기대와 우려 사이

AMC엔터테인먼트는 게임스탑, 로빈후드 등과 개인투자자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 중 하나다. 이 기업의 주가는 올해 5월 큰 폭으로 뛰었다. 5월21일 12달러이던 주가는 2주도 되지 않아 62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주가는 33달러 전후까지 내려왔다.

여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미국의 CJ CGV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주가가 급락했는데, 위기 극복의 시그널이 미국에서 나오자 주가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중소형 영화관 체인이 문을 닫고 AMC의 시장 지배력이 올라간다는 시나리오에선 이 같은 주가 상승이 논리적일 수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그렇게 보지 않고 있다. 평균 목표주가는 5.25달러로 지금의 33달러 대보다 현저히 낮다.

⑥모더나, 코로나의 진정한 수혜주

모더나의 시가총액은 7개 기업 중 가장 크다. 그 규모는 1573억3300만달러(183조9200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주가도 앞선 종목보다 변동성이 낮으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백신 판매로 수익성도 챙겼고, 더불어 백신 가격 상승으로 미래 전망도 꽤나 좋게 평가받고 있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어떤 양상을 띠는지, 그리고 경쟁사에서의 백신 개발과 생산 계획이 어떠한지, 이 모멘텀이 언제까지 유효할지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하다.

⑦바이오엔테크 "나도 화이자 백신 개발사"

시가총액 915억500만달러(106조9700억원)의 거대한 이 회사는 독일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이다.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치료를 위한 환자 맞춤형 면역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업도 코로나 수혜주다. 바이오엔테크는 화이자와 함께 mRNA 방식의 코로나 예방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바이오엔테크는 올해 코로나 백신 분야 매출이 21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화이자 백신이라고 부르는 게 바로 이 회사의 결과물이다.

바이오엔테크의 주가도 모더나와 비슷한 곡선을 그리며 상승했다. 특히 공동 개발사인 화이자의 주가가 1년 동안 34.44% 오른 반면 바이오엔테크는 450% 상승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기업이 화이자와 함께 획기적인 성과를 거둔 영향이다.

◆바이오와 밈이 주도한 상승

게임스탑, AMC엔터테인먼트는 대표적인 밈 주식이다. 물론 밈 주식이라고 해서 나쁜 건 아니다.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섹터 기업은 상위 7개 기업 중 세 곳이나 포함돼 있다. 바이오 섹터는 최근 가장 각광받는 투자처지만 한편으론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대체로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실적을 크게 웃돌아 일반 전통 산업에 적용되는 멀티플이 이 분야에는 적절하지 않다. 바이오 기업의 개발 파이프라인, 보유 라이선스, 경쟁사 제품의 특허 만료 일정, 대박이 기대되는 프로젝트까지 뷰 포인트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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