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로빈후드'가 토스증권에 전하는 시사점
수수료 수익 한계, '로빈후드식' 사업 불가피…정보 관리 및 투명성 제고 최우선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0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로빈후드는 최근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전세계에서 보기 드문 주식 무료 거래 플랫폼으로서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대거 주식 시장에 입문시킨 주인공이다. 로빈후드는 거대 기관들의 놀이터였던 주식 자본시장을 개인들에게 개방시키면서 '금융 민주화'의 선봉에 서겠다는 포부를 공공연하게 밝히곤 한다.


시장에서는 로빈후드의 플랫폼 영향력에 대한 의구심은 더이상 없다. 올해초 미국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공격이 일부 종목에 집중됐을 때, 해당 기업들의 주가 하락을 저지한 사례들로 충분히 입증됐다. 당시 로빈후드의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종목에 대한 집단 주식 매수 운동을 일어나면서 결국 해당 종목들의 주가 방어가 이뤄진 것이다. 당시 공매도 투자 실패로 헤지펀드들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금융자본이 개인 투자자에게 굴복한 유례없는 사건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지난달 로빈후드가 진행한 기업공개(IPO)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부진한 결과로 끝마쳐졌다. 희망밴드(38~42달러) 최하단에서 몸값이 결정돼 나스닥에 상장한 것이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를 무려 8%나 하회하기도 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IPO 흥행 및 화려한 증시 데뷔와는 거리가 먼 아쉬운 결과다.

 

수익 모델에 대한 불안감은 로빈후드의 시장 투심(투자심리)을 약화시킨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로빈후드는 'PFOF(투자자 주문 정보 판매)'라는 방식으로 성장해온 곳이다. 이는 주식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고객의 투자 정보를 초단타 매매를 진행하는 기관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이다. 초단타 매매 기관들은 1초당 수천건의 거래를 체결하기 때문에 로빈후드가 제공하는 고객들의 실시간 주식 거래 패턴은 활용도가 높다. 


문제는 이런 수익모델이 IPO를 앞두고서야 명확히 공개되면서 고객들은 배신감을 크게 느꼈다는 점이다. 개인이 아닌 '자본'의 편이란 인식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방대한 이용자풀을 중심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로빈후드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시장 투심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더해 미국 규제당국이 로빈후드가 고객 정보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했고, 수익 창출 방식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까지 부과했다. 여전히 로빈후드의 수익 모델에 대한 공격은 미국 국회, 고객층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로빈후드의 부침을 보면서 가장 불안했던 곳은 토스증권일 것이다. 그동안 '롤모델'로 꼽아온 기업의 평판저하와 사업적 위기를 보는 심경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다행인 점은 현재 토스증권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수익모델 면에선 로빈후드와 공통점이 없다는 점이다. 토스증권은 업계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주식 거래 수수료(0.015%)를 부과해 받고 있다.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향후에도 포기할 의사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토스증권은 올해 정식 출범 후 3개월여만에 고객수가 300만명을 돌파하고 현재 월활성화이용자(MAU) 수가 100만명에 달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저가 수수료로 수익을 창출하는데 한계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결국 토스증권 역시 고객 정보를 판매하는 식으로 로빈후드의 사업모델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행인 점은 로빈후드의 최근 부침이 향후 토스증권이 나아가야할 경영 철학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마이데이터' 법 시행으로 고객의 비정형 정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토스증권 역시 데이터를 가공해 외부에 판매하는 식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 때 토스증권이 놓치면 안되는 것은 개인정보 관리 강화와 수익모델의 '투명성'이다. 어떤 정보를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판매하는지, 고객들에게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향후 기업 비밀이란 명목으로 감춘다면 로빈후드의 위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로빈후드를 롤모델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반면교사'로서도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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