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크로노24는 최근 1000억원 규모(신·구주 포함)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는 크로노24의 구주 일부와 새롭게 발행한 우선주를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신주 발행가 기준 크로노24의 기업가치는 약 1조2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번 투자는 '제너럴 아틀랜틱(General Atlantic)'이 주도했으며 LVMH그룹의 투자 계열사 '아글레 벤처스(Aglaé Ventures)'도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던 미래에셋벤처투자를 비롯해 '인사이트벤처스(Insight Ventures)', '스프린트캐피탈(Sprints Capital)' 등도 후속 투자자로 참여했다. 

크로노24는 중고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이후 고가의 명품 시계 위주로 거래를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빠른 성장을 기록해왔다. 현재 독일을 넘어 전 세계 중고 명품시계 유통 시장 1위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부터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 거래 수수료 기반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크로노24에 첫 투자를 집행한 시기는 2017년이다. 김민겸 미래에셋벤처투자 이사가 직접 발굴해 투자까지 완료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첫 투자 이후 총 다섯 차례에 걸쳐 200억원을 투자했다. 보유 지분율은 5%~6% 수준이다. 김민겸 이사는 유년 시절 미국에 이민을 가 UC버클리를 졸업한 해외파다. 해외 기업 투자에 있어서 남다른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는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평소 명품시계에 관심이 많았던 김민겸 이사는 중고 시계 구매를 위해 구글 검색으로 크로노24를 발견했다. 크로노24에는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중고 매물들이 넘쳐났다. 김 이사는 크로노24가 전 세계 어느 시계 플랫폼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곧바로 김 이사는 크로노24 고객센터로 투자를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당연히 답장은 없었다. 당시에도 크로노24는 전 세계 유수의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후였다. 김 이사가 20건이 넘는 이메일을 보내자 그때서야 회신이 왔다. 수개월 간 컨퍼런스콜을 통해 투자를 설득, 결국 2017년 6월 첫 투자를 진행할 수 있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첫 투자를 집행한 시기 크로노24의 기업가치는 약 900억원 수준이었다. 크로노24의 거래액도 지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8000억원 수준이었다. 현재 크로노24는 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섰으며 거래액은 3조원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크로노24는 상장 계획도 갖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증시 혹은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크로노24는 평균 거래가 800만원 이상의 최고급 명품시계 유통 시장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서비스를 성공,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했다"며 "동종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욱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