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UTC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결성총회를 열고 '유티씨 카카오-SKT ESG 펀드'를 출범했다. 결성총액은 207억5000만원으로 카카오와 SKT가 각각 100억원씩 출자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멀티클로징을 통해 실탄을 더 확보할 계획이다. 2~3개월 내 재무적투자자(FI)를 추가 모집해 펀드 규모를 300억원까지 키우는 것이 목표다. 현재 추가 자금 모집에 들어간 상태다.

펀드 주목적 투자 대상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중소·벤처기업이다. 이들 기업이 ESG 경영환경을 갖추며 성장할 수 있도록 마중물을 붓는다. 의무투자비율은 60%로 설정했지만,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주목적 투자 대상인 ESG 관련 ICT 기업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이강학 상무가 맡는다. 2005년 UTC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15년 이상 벤처투자 업계에 몸담은 베테랑 심사역이다. 현재 VC1본부장을 맡고 있다. 핵심 운용인력으로는 조현진 부장과 김지영 대리가 참여한다. 조 부장은 콜드콜(cold call)로 마켓컬리를 발굴한 장본인이고, 김 대리는 와디즈플랫폼에서 크라우드펀딩 심사를 경험한 인물이다.

이번 펀드 위탁운용사 선발 과정은 치열했다. ESG가 기업 핵심 경영가치로 떠오르면서 벤처투자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온 까닭이다. 더욱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고 있는 카카오와 SKT 연합이 결성하는 첫 ESG 테마 펀드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UTC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SKT 연합의 선택을 받은 건 오래 전부터 ESG 관련 기준을 투자활동에 반영해온 결과다. ESG가 화두로 떠오르기 전부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육성해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요 투자처인 바이오, 리테일,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에서 ESG 투자를 단행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파워큐브코리아다.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이동식 충전기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넓히는 친환경적 가치에 주목했다.

워시스왓에 투자할 때도 환경적 가치를 고려했다. 워시스왓은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세탁특공대'를 운영하는 회사다. 대용량 세탁시설을 구비해 개별 세탁에 소모되는 에너지보다 효율이 높다. 또 사용한 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정화시설을 갖춰 수자원 활용도를 높였다.

친환경 단백질 전문기업 케일도 ESG와 관련이 깊은 포트폴리오다. 케일은 곤충 단백질을 추출해 식품·사료·비료·화장품 원료 등으로 공급한다. 전통적인 단백질 공급원인 소나 돼지보다 탄소배출량이 월등히 낮아 대표적인 그린바이오 소재 기업으로 꼽힌다.

UTC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이번 펀드는 향후 국내 ESG 투자의 방향성과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수한 운용성과를 토대로 ESG를 테마로 한 2호, 3호 펀드를 꾸준히 결성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이번 ESG 펀드 결성으로 중견 하우스 도약에 또 한 걸음 다가섰다. 현재 막바지 펀드레이징 작업에 한창인 '스마트대한민국 바이오펀드(가칭·최소 결성액 1250억원)'까지 결성되면 운용자산(AUM) 규모가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