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등장에 마켓컬리 상장 '안갯속'
이달 초 예정됐던 상장 주관사 선정 연기…"상황 지켜볼 것"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16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엄주연 기자] 새벽배송 1위 업체인 마켓컬리 상장 작업이 안갯속에 빠졌다. 당초 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해왔으나, 경쟁사인 SSG닷컴이 상장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주관사 선정부터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재입찰 시기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이달 초 예정됐던 상장 주관사 선정을 연기하고 지정감사인 선정을 앞두고 있다. 컬리는 지난 7월 복수의 대형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EF)를 보냈지만, KB증권만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일정을 연기하고 지정감사인 선정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컬리의 상장 계획이 변경된 것은 경쟁사인 SSG닷컴이 상장 작업에 돌입하면서다. SSG닷컴은 지난 13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해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REF를 발송했다. 증권사들은 이해관계 상충 방지를 위해 동종업인 SSG닷컴과 마켓컬리 중 한 곳을 택해 상장 주관을 맡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SSG닷컴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결국,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SSG닷컴 상장에 관심을 보이며 컬리 주관사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진다. 컬리 입장에선 제안서를 제출한 KB증권 한 곳만으로는 상장 준비가 어려운 만큼, 주관사 선정 일정을 미룰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업계에선 컬리가 증권사를 추가로 더 선정한 뒤 다시 상장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컬리 측은 우선 상황을 지켜보면서 주관사 선정 일정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안으로 상장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지정감사인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주관사 선정 일정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관사 선정 연기에 대한 우려에는 "일정이 연기됐을 뿐, 상장 작업에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컬리는 당초 국내 상장을 준비했으나 지난 3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자 해외 상장을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기대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은데다, 한국거래소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상장을 막기 위해 상장 요건을 완화하면서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컬리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컬리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SSG닷컴이 등장했고, 오아시스마켓이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새벽배송 업계의 상장 추진 행렬이 이어졌다. SSG닷컴은 당초 2023년으로 예상됐던 증시 상장 추진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1년 이상 앞당겼다. 올 초 쿠팡을 시작으로 이커머스업체들의 상장이 본격화되면서 SSG닷컴도 상장에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컬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컬리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외형 확장을 이뤘지만, 영업손실은 줄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컬리만의 차별성을 갖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컬리 매출은 지난 2018년 1571억원에서 지난해 9530억원까지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37억원에서 1163억원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선 새벽배송 시장에서 누가 먼저 상장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상장 시기가 다른 곳보다 앞당겨질수록 자금조달에 유리한 만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놓고도 눈치싸움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새벽배송 업체들은 대부분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금을 확보해 투자에 나서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새벽배송 시장 업황이 개선되면서 상장 추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지금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장 추진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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