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애경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지만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포스트코로나를 주창하며 활로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아직까지 급한불 끄기에만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에이케이에스앤디(AK에스앤디)와 애경산업, 제주항공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에 얻어맞으면서 휘청이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제주항공만 해도 그렇다.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매출 1169억원, 영업손실 15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5.9% 급락했고 손실폭은 확대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멈춰버린 하늘길이 재개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AK플라자 등을 맡고 있는 비상장사 에이케이에스앤디는 지난해 영업손실 22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적자전환 했다. 매출도 14.3% 감소한 2131억원에 그쳤다. 순손실의 경우 31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경산업의 경우 상반기 매출액이 2783억원으로 1.4%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이 19.4% 증가한 135억원을 기록하면서 그나마 체면을 지켰다. 중국 등에서 진행하던 화장품 사업 호조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화장품사업과 함께 양대 사업으로 불리는 생활용품사업에서 만큼은 상반기 매출액 16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줄었고, 영업손실 25억원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적자상태가 됐다. 경영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가다 보니 곳곳에서 급한 불부터 끄는 행보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주사로 가던 수백억원의 배당금 지급은 축소하기 급급해졌다. 제주항공의 경우 주당 5000원의 보통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와 약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키로 했다.
유상증자에는 제주항공의 최대주주(53.39%)인 AK홀딩스가 899억원을 지원한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약 1300억원은 운영자금에, 나머지 800억원은 채무상환에 쓸 계획이다. 현재 차입금 규모만 2327억원이며 이중 1년 안에 상환해야할 차입금은 1753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계열사들의 부진으로 이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으로 살아온 지주사 AK홀딩스의 실적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이제는 AK홀딩스가 거꾸로 이들 계열사들의 자금까지 조달하게 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초 애경그룹은 이들 계열사의 정상화를 위한 전략방침을 선포했다. 하지만 가시적 성과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앞서 애경그룹은 사업포트폴리오 운영 및 가이드라인을 ▲포스트 코로나 업포트폴리오의 재무적인 영속성 확보 ▲개별 사업 포트폴리오 기업가치 제고 ▲화학 및 생활용품 화장품 사업 집중 등을 주요 현안으로 정했다. 기반 확보로 정하고 'RED경영 지침'을 마련해 전 계열사에 제시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디지털 전환을 통한 효율을 높이기로 하고 모바일 근무환경의 개선, 화상 미팅의 활성화, 스마트 오피스 도입 등을 통해 일하는 방식을 최적화해 디지털 채널의 마케팅과 영업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항공 및 화학 사업 등 전문 산업 분야의 디지털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실현해 오퍼레이션의 효율을 높이고, 그룹 전반의 IT 시스템 개발 및 운영을 통해 디지털 인프라를 제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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