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실명계좌 발급 사실상 불가...특금법 현실과 괴리
①25개 거래소, 사업자 신고 요건 '미흡'..."한 달 안에 계좌 발급 불가능"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금융위원회가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대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요건에 미달한다고 밝힌 가운데, 거래소들은 사업자 신고 기한을 유예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위는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개정안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준비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중 금융위의 현장 컨설팅을 신청한 25개소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신고 수리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업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이처럼 판단한 가장 큰 이유는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가 단 4곳 뿐이기 때문이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거래소를 제외한 다른 거래소들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인증을 받았음에도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계좌를 발급받지 못하면 사업자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접수조차 할 수 없다. 



이외에도 금융위는 컨설팅을 받은 24곳 거래소 모두 ▲자금세탁방지 전담인력이 없거나 부족 ▲자금세탁 의심거래 추출과 분석 및 FIU 보고 시스템 부족 ▲가상자산을 활용한 위법행위 탐지 능력 부족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에 실명계좌를 발급 받은 4대 거래소 조차 9월까지로 계좌발급 계약이 연장된 상태다. 만약 9월 말 계약이 해지될 경우 거래소 중 단 한 곳도 사업자 인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각 거래소들은 금융위의 사업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이해하지만 평가 기준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19일 열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정상화를 위한 특금법 원포인트 개정방안 포럼'에 참석한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는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모든 거래소들이 사업자로 신고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설명해주지 않아 어떤 점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중소형 거래소 관계자 또한 "가상자산 시장은 아직 시작 단계인데 증권시장에 적용하는 기준안을 그대로 가상자산 거래소에 적용해 평가한다면 사업자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거래소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밝혔다.  


사업자 신고가 마감되는 9월24일까지 은행 실명계좌를 받지 못할 경우 영업행위를 변경하면 된다는 금융위의 지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위는 컨설팅 결과를 발표하며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 한 경우 코인간 거래 마켓만 운영하는 방식으로 영업행위를 변경해 신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 대표는 "코인 마켓은 사업성이 없어 사실상 폐업을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결국 실명계좌가 발급되는 소수 거래소만 살아남기 때문에 이는 불공정한 경쟁이다. 또한, 소수 거래소의 독과점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거래소 평가 및 계좌 발급 심사를 은행에 전적으로 맡겼지만, 실제로는 은행들이 거래소 계좌 발급 심사 자체를 꺼린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도 대표는 "실명계좌를 발급하려는 은행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며 "계좌 발급 요청을 위해 은행을 찾아가면 심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은행이 없다. 이처럼 특금법과 현실 사이에 큰 괴리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 상태에서 앞으로 한 달 내에 계좌를 발급받는 것은 불가능하다"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포럼에 참석한 임요송 코어닥스 대표 역시 "지금처럼 거래소 내 사고 발생 시 은행에게 책임을 묻는 구조라면 어떤 은행도 계좌를 발급해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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