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2세, 계열사에 한계기업 지원 떠넘겼나
에버스카이, 빚 못 갚아 웅진 100억 손실...2·3대주주는 팔짱만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15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왼쪽)와 윤새봄 놀이의발견 대표.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웅진그룹 오너 2세인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와 윤새봄 놀이의발견 대표가 렌탈업체 웅진에버스카이의 부실해소를 사실상 계열사에 떠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웅진에버스카이의 최대주주인 웅진이 이 회사에 대여했던 금액 전액을 상각처리 하면서 사실상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 까닭에 이들은 비용 부담 없이 계열사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2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웅진은 웅진에버스카이에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여 걸쳐 총 95억원을 빌려준 뒤 해당 금액을 전액 대손처리 했다. 대출채권 대손은 대여해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미리 예상한 금액만큼을 영업외손실로 잡아 놓는 것을 의미한다.



대출채권 대손상각은 차입 주체가 상환능력을 되찾으면 '환입'이 가능해 무조건 손실로 볼 순 없다. 하지만 웅진이 웅진에버스카이에 준 대여금은 못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웅진에버스카이의 경영사정이 녹록치 않은 까닭이다.


웅진에버스카이는 웅진그룹이 2015년 터키 렌탈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웅진은 사업 초기만 해도 웅진에버스카이가 그룹의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터키가 당시만 해도 신흥국으로 각광 받고 있던 데다 인구도 8500만명에 달하는 등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웅진도 그룹차원에서 해외 렌탈사업에 힘을 주기 위해 오너 2세인 윤형덕 대표를 2016년에 웅진에버스카이의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문제는 터키의 경제 상황이 만성 무역적자에 미국과의 갈등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게 되면서 웅진에버스카이 또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웅진에버스카이가 설립된 2015년 초 달러당 2.4리라였던 미국 달러대 터키 리라화 환율은 현재 달러당 8.5리라에 달한다. 이 때문에 터키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웅진에버스카이는 줄곧 적자를 내왔고 올 6월말 현재 자본은 마이너스(-)10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상태다.


시장은 이에 웅진의 대여금 대손상각이 두 가지 관점에서 눈길을 끈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부실회사의 지원 주체가 웅진으로 한정됐다는 점이다. 웅진이 웅진에버스카이에 빌려준 돈은 매몰비용이나 마찬가지로 모회사가 적자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과 비슷한 결과를 냈다. 그런데 웅진은 지분출자가 아닌 현금을 대여했기 때문에 웅진에버스카이의 지배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웅진에버스카이의 지분구조를 보면 웅진이 75.63%를 쥔 최대주주며, 윤형덕·새봄 형제는 각각 18.12%, 6.25%를 보유한 2·3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웅진이 지원 주체가 되면서 오너 2세들은 돈을 안 들이고 증자효과를 누리게 된 셈이다. 이 덕분에 웅진 2세들은 향후 웅진에버스카이의 경영환경이 정상화 된다면 지분매각 등을 통해 더 많을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웅진이 대여금을 사실상의 출자로 여길 만큼 곳간 사정이 여의치 않았단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웅진의 2018년, 2019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각각 -496억원, -18억원을 기록했으며 보유 현금자산은 2017년 말 1481억원에서 2019년에는 50억원으로 쪼그라 든 상태였다.


웅진그룹 측은 이에 대해 "터키 경제사정으로 인해 웅진에버스카이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못 하고 있으나 현재 사업 철수 등을 고려하진 않고 있다"면서 "출자는 여러 형식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그룹사 경영을 관장하는 지주사가 나서는 게 맞다고 판단해 (대여금 형식으로)지원을 하게 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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