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아름 기자] 동화약품이 M&A(인수합병) 효과로 올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동화약품은 최근 메디쎄이 인수를 비롯해 뷰노,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등 타 법인 지분 취득을 통해 성장을 꾀하고 있다. 이에 동화약품이 향후 매출성장 기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올 상반기 제테마 등 3곳에서 투자금 40억원을 회수하고, 보유하고 있던 현금 69억원을 더해 4개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 구체적으로 뷰노에 9억원을 투자해 지분율을 종전보다 0.38%포인트(1.63%→2.01%) 끌어올렸고 ▲넥스트바이오메디컬 60억원(3.36%) ▲고릴라앤코어컨텐츠 10억원(6.9%) 고릴라앤코어친환경에 30억원(15.7%)을 투자했다.

동화약품이 타법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은 당초 목표로 했던 전문의약품 시장 확장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2018년 천연물의약품, 개량신약 임상에 돌입해 전문의약품 시장 확장을 노렸다. 

하지만 동화약품은 최근 2년 간 약 5건의 신약 연구개발을 중단시켰다. 2019년에는 과민성 방광증 치료제로 개발하던 'DW2005'의 임상 3상을 중단했고, 지난해 3월에도 허혈성 심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DW6009'의 임상 1상을 중단했다. 현재 동화약품이 개발 중인 개량신약은 당뇨병 치료제 'DW6012'가 유일하지만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런 가운데 동화약품은 2016년 불법 리베이트 혐의에 대해 유죄를 판결 받아 7개 의약품에 대한 약가인하 20%가 적용됐다. 여기에 종합감기약 '테라플루', 이비과용제 '오트리빈' 등 인기 제품에 대한 판권도 상실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동화약품은 미래 경영에 대한 패러다임을 '투자'로 바꿨다. 연구개발(R&D)을 잇따라 중단하면서 타법인 투자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 것. 이는 동화약품이 2018년 투자했던 리브스메드, 제테마를 비롯해 지난해 투자한 환인제약 등에서 적잖은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실제 동화약품은 지난해 환인제약에 50억원을 투자해 현재까지 장부가액 기준으로 약 30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이러한 투자 효과로 동화약품의 실적도 다시금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1476억원의 매출과 1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37.9%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125억원으로 같은 기간 39.8% 늘어났다. 매출 대비 수익성 증가폭이 더 높았던 이유는 지난해 9월 인수한 메디쎄이의 순이익 27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한편 동화약품은 앞으로도 바이오벤처 위주의 투자를 확대해 연구‧판매 및 비즈니스 협력을 늘릴 계획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뷰노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료기기,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내시경용 체내지혈제 등의 혁신형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향후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바이오벤처 기업들과 사업 접점을 늘려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