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주사업' 트라이앵글, 김동관 승계 쏘아올릴까
'엔진발사체→인공위성→우주 인터넷'… 제조부문 미래성장동력 부상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3일 15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진배 기자] 한화그룹이 우주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에 투자하면서 올해만 우주사업 관련 3번째 투자를 단행했다. 한화그룹의 우주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데, 수소, 태양광에 이어 항공·우주사업까지 도맡으면서 기업의 주력 사업 대부분을 담당하게 됐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시스템은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에 3450억원을 투자하고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우주 인터넷 사업 본격화를 알렸다. 이번 인수로 '엔진발사체→인공위성→우주 인터넷'으로 이어지는 한화그룹 우주산업 트라이앵글을 완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발사체와 인공위성·우주 인터넷을 담당하고, 한화솔루션은 수소·태양광 등 우주사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개발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엔진 관련 회사.(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한화의 우주 사업 진출은 오랜 기간 계속돼왔다. 주로 위성 발사체(추진기) 분야를 개발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10월 발사 예정인 누리호의 액체 엔진과 터보펌프 등의 부품 제작·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엔진 관련회사만 10여개에 달한다.



2020년부터는 위성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한화시스템은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술을 보유한 페이저 솔루션을 인수해 한화 페이솔을 설립했다. 지난 5월에는 안테나 기술을 보유한 카이메타에 330억원을 투자했고, 최근에는 글로벌 위성통신 서비스 업체 원웹에 3450억원을 투자하며 이사회에 진입했다. 추진기에 집중하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지난 1월 국내 인공위성 업체 쎄트렉아이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그룹의 우주산업 확대에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깊게 연관돼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신설된 한화그룹의 우주사업 컨트롤타워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을 맡았다. 스페이스 허브는 지난 3월 한화그룹 내에 흩어져있던 우주산업 핵심 인력을 모아 만든 조직이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씨트렉아이가 참여 중이다.


김 사장은 그룹의 우주사업 수장이면서 스페이스 허브에 참여하는 회사에 대한 영향력도 막강하다. 김 사장은 한화솔루션 사장직 이외에도 한화그룹 전략부문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기업의 우주산업을 담당하는 대부분의 조직에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사업의 발 빠른 추진이 가능한 지위와 힘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이다.


한화그룹 올 상반기 실적표.(사진=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우주사업은 한화그룹의 체질을 개선할 핵심 사업이 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의 금융부분을 제외한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방산과 석유화학에서 나온다. 금융부문을 제외한 한화그룹의 전체 영업이익은 8000억원 수준이다. 이중 한화솔루션의 석유화학이 5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가장 많았고, 방산산업이 속한 화약제조업이 21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방산과 석유화학이 기업의 이익 대부분을 만들어 주고 있는 셈이다.


최근 지구온난화 문제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배출이 많은 석유화학 사업을 줄여가고 있는 분위기와도 맞아떨어진다. 한화는 석유화학과 방산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개선해야 하는데,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우주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낙점했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초 경영에 복귀하며 항공우주,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스마트 방산 등을 강조했는데, 장남인 김 사장이 항공우주, 친환경에너지의 수장을 맡았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사실상 그룹의 근본산업인 제조업을 장남에게 맡겨 승계 구도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형제들은 그룹 내 다른 분야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각각 금융과 레저사업을 맡았다. 김동원 부사장은 한화생명에서 부사장 겸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로 부임해 디지털 금융과 관련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김동선 상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프리미엄 레저 그룹장을 맡고 있다.


형제들이 각기 다른 사업을 담당하면서 승계 구도는 제조업, 금융, 레저·서비스 사업으로 굳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제조·금융·레저로 분할된 승계 구도에서 가장 앞선 것은 김동관 사장이 맡은 제조업"이라면서 "제조업은 한화의 근본 사업으로 김 사장이 실질적으로 한화를 이끌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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