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고 올리고…투자 함의 '불평등'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현중 편집국장] 쉼 없이 달리던 주가가 조정 흐름이다. 미국 연준이 테이퍼링을 예상보다 빨리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델타변이가 가져온 펜데믹 공포의 재연에 움츠러든 모습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투자 격언이 새삼스럽지 않아 보인다.


한껏 덩치를 키운 부동산 시장을 겨냥해 전격(?)적인 대출금지 카드를 꺼내 든 신임 금융감독당국 두 수장의 액션은 의외성을 넘어 실효성 있는 대책일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최근 한 금융 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금융투자나 부동산 매매자금보다 생계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늘렸다고 답한 비중이 높았다. 물론 가계 및 부동산 대출 통계는 고공행진 중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가계부채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가 무색할 정도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이를 따라가는 전세값 상승 등이 맞물려 필요로 하는 대출자금은 좀처럼 줄이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은행도 주택매매와 전세자금 관련 수요가 계속해서 높게 나오고 있는데다 생활 자금 수요도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핀셋대응이라는 각종 부동산 규제가 먹혀들지 않으니 무차별적 파장을 몰고올 대출 중단을 꺼낸 든 것이다.


감독당국에 이어 통화당국의 스탠스도 매파로 기울어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러 차례 밝혀왔고 총재 스스로 금융불균형의 심각성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금리 인상 시점이 임박했다는 추정을 낳았다. 한은 총재 스스로 주택 등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쏠린 현상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오랫동안 이어진 저금리라고 자인하고 있다. 자산시장 불균형이 불평등 문제를 더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주고 있으니 이 사태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느스한 통화정책의 고삐를 죌 필요성은 차고도 넘친다.


낮은 금리가 대출을 더 부추키고, 이렇게 만들어진 유동성이 자산시장의 버블을 일으켜 결국 시스템 리스크로 확전된 붐앤버블의 역사 앞에서 중앙은행 수장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추측해 본다.



금융불균형의 위험은 거시경제의 리스크를 키우는 것을 넘어서 사회 불안의 원인으로까지 확전될 가능성이 크다. 주 후반 열리는 미국 잭슨홀 미팅의 주제도 불균형경제에서 거시 경제정책(Macroeconomic policy in an uneven economy)이다. 균형을 가르는 요인이 일자리, 자산, 소득, 금융접근성 등 다양한 곳에 포진해 있다. 중국마저도 최근 공동부유(共同富裕, common prosperity)를 외치고 있다. 사회주의의 본령에서 어긋나는 현실 앞에서 시진핑 체제의 정당성마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숙제는 보건상의 문제를 넘어선다. 실물경제가 코로나 펜데믹을 벗어나도 성장의 곡선을 만들 모멘텀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정책 대응이 시급해진 시점에 증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제 자산시장은 투자자들이 가진 부를 정부가 가져가 불평등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파장을 주시해야 할 때가 됐다. 부채를 조이고 금리를 올리는 정책의 효과는 경제에 국한되지 않아 보인다. 일회성 정책 조합을 넘어 글로벌 화두인 '불평등' 등 사회적 맥락까지 고려해 해석하면 너무 오버(?)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지만 자산 불평등이 가져온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정책 변수에 따른 자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중앙은행 성명서에서 불평등이 언급된 정도(출처: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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