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온도차…'희망 사다리'부터 유지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08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녕찬 기자] "호황이 아닙니다. 호황이. 우리는 아니예요."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가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언급하면서 토로한 얘기다. 서울은 두 말할 필요가 없고 지방에서도 청약 과열 양상이 나타나는 분위기와 사뭇 달라서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대형 건설사는 주택 호조를 타고 자체사업부터 도급공사까지 공격적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까지 적극 진출하고 있고 리모델링과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까지 전방위 사업 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한 대형사의 경우 최근 강남 호텔 부지와 서울 대형 유통점 부지를 잇따라 사들이며 오피스텔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공급 대책을 분석한 결과 최소 향후 2년간은 분양시장이 호조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분양가 5억~9억원에 달하는 대형 브랜드의 생숙(생활형숙박시설) 단지도 완판 될 정도로 청약 붐이다. 이 단지는 높은 분양가와 과잉 공급(2600여세대) 문제로 미분양 우려도 나왔지만 결국 물량을 다 털었다. 현재 1억대의 프리미엄까지 형성된 상태다.  


반면 중견사들 중에서는 곡소리를 내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30위권의 한 중견사는 택지 확보가 어려워 자체사업에 경고등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분양 매출이 전체 40%를 넘을 정도로 자체사업에 일가견이 있는 업체인 데도 말이다. 


대구와 경기 지역에서 오피스텔 미분양이 발생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견사도 있다. 서울 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한 중견업체는 대체부지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전전긍긍하고 있기도 하다. 대형사와 중견사 간 부익부 빈익빈이 새삼스런 현상은 아니지만, 요즘과 같은 주택 호조 속에서 극명한 사례들이 점점 포착되고 있어 주목된다.


주택 수요자 측면에서도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대출 조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점차 오르는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 인상도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금리 인상과 대출 억제는 주택 실수요자의 자산 취득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서울 전 지역 25평형 집값이 평균 9억원이 넘을 정도로 집값이 오른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서울 강남에 3.3㎡당 1억원이 넘는 오피스텔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실과는 대조적이다. 주택 공급자들 뿐만 아니라 수요자들 간의 격차도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어서 씁쓸한 감정도 든다.


주변에서는 지금이라도 좀 무리할지언정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지인이 많다. 지금을 놓치면 내 집 마련은 영영 불가능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하는 것이다. 하지만 집값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최근 대출 조이기까지 나서자 끙끙 앓는 모습마저 보인다. 


'희망의 사다리'는 유지해야 한다. 갑작스레 대출을 막는 규제는 희망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다. 자산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는 부작용도 낳는다. 자금줄이 막힌 이들은 고금리의 2·3금융권으로 내몰릴 수 있다. 주택 수요가 위축되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사들부터 쓰나미를 맞을 수 있다. 


가계대출 관리는 필수적이지만 수요자들의 사다리를 치워서는 곤란하다. 대출을 일시에 중단시키는 거친 방식보다는 부드럽고 세밀한 보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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