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정지선·정유경 '럭셔리 뷰티' 승부
한섬, '오에라' 출시…신세계 선점한 고가 화장품 시장 도전장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4일 16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엄주연 기자] 동갑내기 최고경영자(CEO)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뷰티 시장에서 맞붙는다. 신세계가 입지를 굳힌 고가 화장품 시장에 현대백화점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이미 백화점, 패션, 면세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 기업간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만큼 누가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패션시장이 주춤하면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가 각 사의 패션 계열사를 통해 뷰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계열사 한섬은 오는 27일 첫번째 화장품 브랜드인 '오에라(oera)'를 출시한다. 오에라는 한섬이 갖고 있는 고품격 이미지를 접목한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다. 주요 상품 가격은 20만~50만원대이며, 최고가 제품은 120만원대다. 


한섬이 1987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정지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올 초 '2030 비전'을 제시하고 뷰티를 비롯한 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등의 분야를 미래 육성 사업으로 발표했다. 백화점 중심의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패션, 리빙, 뷰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함으로써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뷰티사업에 통 큰 투자도 단행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9년 3월 정관에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을 추가했고, 지난해부터 뷰티·바이오 분야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5월에는 클리젠 인수에 이어 SK바이오랜드까지 인수하면서 화장품 원료부터 제조, 백화점 유통망까지 모두 갖출 수 있게 됐다. 


뷰티사업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한섬보다 한 발 앞섰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16년에는 '시코르'를 론칭했고,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 '연작'에 이어 '로이비' 등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초고가 브랜드인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했고, 올 3월에는 자체 브랜드 '뽀아레'를 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미 화장품 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020년 코스메틱 부문 매출은 3293억원으로 전체 매출(1조3255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8%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도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44.6% 늘면서 실적 효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 기업이 집중 공략하는 분야도 같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선보인 자체 브랜드 '뽀아레'의 가격대는 세럼이 22만~68만원, 크림이 25만5000원~72만원대로 뷰티 상품군에서도 고가에 속한다. '스위스퍼펙션' 역시 50만~110만원대 가격으로 고가 브랜드로 통한다. 이에 따라 후발주자인 한섬과 럭셔리 화장품 라인 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들이 럭셔리 화장품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뷰티 소비가 고급화되고 있어서다.  화장품 최대 시장인 중국은 현지 로컬 브랜드의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다. 국내 중저가 브랜드는 고전하고 있는 반면,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세는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모두 최상류층 고객을 타겟으로 한 유통망을 적극 확보해 화장품 분야에서 영토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연내 중국 법인 '한섬상해'를 통해 현지에 오에라를 론칭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스위스퍼펙션은 이미 지난달 중국 럭셔리 호텔과 럭셔리 온라인몰에 진출하며 중국 상류층 소비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고, 뽀아레 역시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중산층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고가의 고급 화장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해당 수요를 잡기 위해 기업들이 럭셔리 브랜드를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화장품 시장은 기존 화장품 업체 뿐 아니라 패션 기업까지 진출하며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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