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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젠트리피케이션, 삼성의 젠트리피케이션
이규창 기자
2021.08.27 08:39:51
신사업·혁신 부서가 핵심으로···'반도체 삼성'의 미래는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6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Pixabay>

[이규창 기자] 우리는 월가(Wall Street) 때문에 미국 뉴욕을 금융의 중심지로 인지하고 있지만, 예술가들의 도시이기도 했다. 사실 월가의 금융 지식으로 무장한 양복쟁이들과 함께 뉴욕의 한 축을 담당했던 직업군이 예술가들이다.


굳이 '했다'는 과거형을 쓴 이유는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는 의미다. 무시무시한 집값과 함께 치솟는 임대료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예술가들을 시외로 밀어냈다. "뉴욕 중심부는 현재도 화려하지만 문화예술가는 없고 그 자리는 고급 패션브랜드가 차지했다"고 뉴요커(New Yorker)인 지인은 전했다. 이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실제 사례다.


언제부턴가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용어는 이처럼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원주민과 탐욕적인 부동산 가격 때문에 도시의 불평등을 상징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도 저서 'THE NEW URBAN CRISIS'에서 무자비한 도시화와 그 부작용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하면서 도시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도시의 발전을 담보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젠트리피케이션은 원래 낙후된 도심, 도시의 재활성화를 의미하는 용어로 국가의 엔진인 도시의 발전에서 중요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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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회사에서도 일종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20년 전에도 신사업이나 혁신을 담당하는 부서가 존재했지만 '보여주기식 전시 경영'의 하나로 치부됐다. 변화와 혁신이라는 구호가 오히려 고루하게 느껴진지 오래다. 하지만 빅테크, 핀테크가 코앞까지 들이닥친 현실에서 과거의 혁신금융은 이제 금융회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여수신, 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도 디지털 부서를 통해야 수립할 수 있다. 혁신금융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비은행, 비이자수익 비중도 금융그룹에 따라 절반 가까이 육박했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은행과 이자수익이 금융그룹의 대부분을 차지했었다. 


현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을 비롯한 금융회사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내부 IT 역량 강화를 위한 재교육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은행에서 오랫동안 기업 여신을 담당해왔던 한 간부는 "전반전에 축구를 했는데 후반전에 갑자기 농구를 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기존 금융회사가 빅테크, 핀테크와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어쨌든 미래의 생존, 나아가 발전을 위해 몸부림 중이다.


새로운 기술이나 사업이 기존의 그것을 대체하는 현상은 기업에서도 활발하다. 주력 사업이 아예 바뀌는 기업도 허다하다.


삼성그룹도 우리나라 대표 기업집단답게 오래 전부터 변화를 위해 알게 모르게 사업 조정에 집중했다. 한계 사업이나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으며 바이오 등 새로운 분야에 진출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가 그룹의 주력사고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은 반도체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매출의 대략 3분의 1,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절대적이다. 실제로 D램 가격 하락을 예상한 해외 보고서 한 줄에 삼성전자 주가가 맥을 못추기도 했다.


물론, 성장·발전을 위해 잘 나가는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을 꾸역꾸역 넣을 필요는 없다. 기존 주력 사업과 새로운 사업이 함께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교체되는, 또는 비중이 변화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가장 좋은 그림이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육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아직까지 다른 업체들과 격차를 보이고 있고 스마트폰, 가전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 등의 도전을 힘겹지만 받아내는 중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삼성의 젠트리피케이션'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지도 10년이 지났다. 다행은 삼성 경영진이 오래 전부터 변화를 고민해왔다는 점이다. 그런데 금융회사보다 속도가 늦다. 금융회사의 생사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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