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유진투자증권이 대형 증권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과 해외기업 상장 주관 등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향후에는 신기술투자조합 라이선스를 활용해 종합 재무적투자자(FI)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프로이천과 포커스에이치엔에스의 스팩 합병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각각 유진스팩4호, 유진스팩5호와의 상장으로 2017년 이후 4년만에 진행되는 스팩 합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제동이 걸린 해외기업 IPO도 진행 중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미국 바이오의약품 개발업체인 이뮤노믹테라퓨틱스의 현장 실사를 시작했다. 이뮤노믹테라퓨틱스는 에이치엘비의 자회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공동으로 상장 주관을 맡았다. 내년 4분기 중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 바이오회사 키네타(Kineta)와 국내 증시 IPO를 위한 단독 대표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키네타는 임상 1b 단계의 만성 신경병성 치료제, 임상 2/3상 추진 중인 라싸열 바이러스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인 미국 신약치료제 기업이다.

이는 스팩 합병과 해외기업 국내 상장 주관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형증권사 위주로 재편된 IPO 시장에서 유진투자증권만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013년부터 해외기업 IPO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2013년 미국 의약제품 제조업체인 엑세스바이오를 시작으로 2016년 중국 화장품 제조사 오가닉티코스메틱, 2018년 중국 식품가공 업체 윙입푸드 등의 국내 상장을 주관했다.

김태우 유진투자증권 IPO본부장은 "증권사들간의 주관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수료가 인하돼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게다가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증권사와 정면으로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수수료가 높은 해외기업 주관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기업의 평균 인수 수수료율은 2%수준이지만 해외기업의 경우 공모액의 5~7%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향후 종합 FI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2016년 취득한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활용한 IPO팀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은 신기술을 개발 또는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는 유망 벤처·중소·중견기업(신기술사업자)에 투자나 융자를 해주는 사업자다. 해당 자격을 취득하면 증권사는 벤처캐피탈(VC) 자격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2019년 초 조직개편을 진행해 IB본부를 IB부문으로, IB본부 아래에 있던 IPO실을 IPO본부로 격상했다. IPO본부는 IPO팀(9명)과 신기술투자팀(6명)으로 구성됐다.

유진투자증권은 양 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업 실사를 IPO팀과 신기술투자팀이 함께 나가 각자의 관점에서 기업을 분석한다. IPO팀 관점에서는 신기술투자팀을 통한 투자 부분이 강화돼 IPO 기업 발굴, 주관사 선정 등의 대외적인 입지 강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신기술투자팀 입장에서는 투자 뿐만 아니라 IPO까지 가능한 종합 FI로서의 입지가 강화되는 데다 IPO팀 협업을 통한 상장 리스크를 낮추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신기술투자팀과 IPO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해 투자, IPO, Post-IPO까지 전반을 영위하는 종합 FI로 발전하려고 노력 중이다"며 "또 시장의 트랜드 변화에 따라 성장성이 높은 업종들에 초기 투자 후 회수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