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승현 기자] 최근 업계 최초로 관리자산 300조원을 찍으며 독보적인 1등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이 몸집 대비 실적은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계열사 자금을 낮은 보수로 운용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7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96억원으로 같은 기간 10.2% 늘어났다.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증가가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29조원에 육박하며, 국내 ETF 시장 내 4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이지만, 몸집 대비로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AUM)은 최근 3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업계에서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순이익으로는 4위에 그치는 탓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계열사 자금을 운용하면서 낮은 보수율을 제공해 이익규모가 작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 삼성생명 등 계열사 자금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계열사에 높은 보수율을 책정할 수 없는 만큼 규모 대비 이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의 자금 유입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에 위탁한 운용자산 규모만 1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삼성자산운용의 총 AUM의 절반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금융감독원은 삼성생명이 운용자산 226조원 중 약 70%가량인 150조원을 삼성자산운용에 위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계열사로부터 상당 자금을 받아 운용하면서 몸집을 키워냈지만, 저렴한 보수 탓에 수익으로 이어지긴 어렵단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7월 말 기준 총보수는 연 0.35%로 이 중 운용보수는 0.22%에 그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총보수는 연 0.66%로 삼성자산운용보다 0.31%포인트(p) 높았다.
또 임직원 수가 많은 만큼 인건비가 비용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의 2분기 말 총임직원 수는 357명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541명, KB자산운용 324명에 비해 많은 수준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펀드 및 기관자금 유입과 ETF 순자산 가치 상승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면서 "타사와 달리 본업인 운용에 집중, 이를 통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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