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상장, 거래소와 평가기관의 '동상이몽'
'기술특례'에 사업성 강조 추세…두 심사 기관 통일성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3일 08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민지 기자] 오상헬스케어·엑소코바이오·시큐센·셀비온·레몬헬스케어·엔지노믹스·엑셀세라퓨틱스·노보믹스. 생소한 이름의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올해 특례상장을 활용해 코스닥 시장 입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한 바이오텍 기업들이라는 것이다.


상장 자진철회를 결정하는 이유는 각 기업들 내부 사정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외부에 공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까다로운 거래소 심사'를 예로 든다. 한국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각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꼼꼼히 본다는 것은 분명 반길 일이다.


하지만 이들 바이오텍 기업들의 상장 자진철회가 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해당 기업들이 금융 당국에서 요구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바이오 기업 특성상 유의미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을 수월하게 하기위해 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했고 그 기준도 완화했다.



물론 확실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술특례상장을 활용할 경우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기관에 기술성평가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성장성 특례상장을 이용할 경우 기술성평가가 필수는 아니지만 바이오 기업은 자신들의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해 대부분 자발적으로 기술성평가를 신청한다.


최근 들어 기술성평가에서 '기술력' 만을 확인하는 추세는 아닌 듯 하다. 진단 의료 기기를 개발·제조하는 한 회사는 기술성평가를 받기 전부터 자사 제품을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았다. 혁신의료기기는 기존 의료기기에 비해 안전성 유효성이 인정된 제품으로 조건부로 빠르게 임상 현장에서 쓸수 있다. 이미 코스닥에 입성한 동일 사업을 하는 기업 대비 빠르게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은 만큼 기술성평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결론적으로 거래소가 충족하는 기술성평가를 받는데 실패했다. 문제는 '사업성'이었다. 매출액이든 수주계약이든 유의미한 숫자를 만들어 오라는 거래소의 요구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요즘 심사 신청한 바이오 기업들은 3개월 지나도 결과 안나오면 자진철회 해 매출 올리기에 더 집중하는 편"이라며 "정확히 심사 기간이 길어진 이유를 알 수 없다보니 카더라 소문만 들으며 눈치본다"고 말했다.


완전히 신약 개발 회사가 아니라면, 바이오 회사라도 사업성을 기술성평가 항목에 포함할 수 있다. 다르게 보면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바이오텍 기업들은 기술성평가 뿐만 아니라 사업성도 어느정도 보장된 기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미 1차 관문을 넘은 기업들에게 거래소가 같은 이유로 낙제점을 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평가기관이 각각 다른 기준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그 항목과 항목별 점수를 정확하게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래소 심사가 길어져 자진 철회를 한 기업들도 자신들의 심사 기간이 왜 길어졌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카더라 식의 소문만 들으며 다시 기술성평가부터 준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왜 해외 기업 투자를 확대하냐는 질문에 바이오 전문 심사역은 이렇게 답했다. "미국은 상장을 하겠다고 날짜를 정하면 바뀌는 일이 거의 없다.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도 수월하다" 한국처럼 거래소의 시시각각 변하는 기준에 눈치 볼일이 없다는 이야기다.


전문평가기관과 한국거래소가 함께 검토하는 항목에 대해서는 두 기관의 통일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들리는 이유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통과 기준을 높이는 한이 있어도 철저하게 준비해 한번에 심사를 통과하는 쪽을 더 선호한다. 


<출쳐=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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