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폐쇄 그 이후, 갈 곳 없는 '나 홀로' 코인들
거래소 "단독 상장, 문제 아니야"...머지포인트 사태 재현되나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6일 08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업비트를 제외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사업자 신고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 거래소들에만 상장돼 있는  '나 홀로' 가상자산들의 처분에 대한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거래소가 폐업을 하게 되면 다른 거래소로 옮겨 현금화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소와 프로젝트 측 모두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모습이다.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800여종 중 60%가량이 해당 거래소에만 상장돼 있는 '나 홀로' 가상자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신고서를 제출해 사업 영위 가능성이 높은 업비트에 나 홀로 상장된 코인은 2개 뿐이다. 나홀로 상장된 코인 대부분은 신고를 마치지 않은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 미신고 거래소 상장 코인 가치 '0' 가능성 높아


국내 거래소들은 오는 9월24일까지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마쳐야 영업을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6일 기준 신고를 마친 곳은 업비트뿐이다. 신고 요건인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과 실명계좌를 갖춘 곳을 찾아보면 이미 신고를 마친 업비트를 포함해 빗썸·코인원·코빗뿐이다. 나머지 거래소들은 존폐 위기에 몰렸다. 


거래소 영업 지속 여부는 거래소뿐만이 아니라 해당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의 가치와도 직결된다. 


신고를 마치지 못한 거래소가 폐업할 경우 해당 거래소들에만 상장된 나 홀로 가상자산들은 거래되는 곳이 없어져 사실상 가치가 사라진다. 과거에도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한 투자자들이 거래소 폐업 또는 상장폐지를 목전에 두고 가상자산을 처분하려 해 가치가 더욱 급락하고 심지어 투자자들끼리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해당 가상자산을 계속 보유하고 싶어 할 경우 개인 디지털 지갑으로 옮기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차후 다른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까진 거래가 가능한 곳이 없어 가치는 사실상 '0'가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장폐지나 거래소 폐업 전에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해당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매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금융위원회 또한 이 같은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경고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는 "나 홀로 상장 코인은 거래업자로부터 코인을 받더라도 다른 거래업자를 통해 원화나 다른 가상자산으로 교환이 어려우니 거래 시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대책 없는 거래소와 프로젝트…"다른 곳 상장 노력할 것" 


국내 거래 가상자산 중 사업자 신고를 마치지 못한 거래소에만 상장된 가상자산은 약 500여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일부는 빗썸, 코인원 등 비교적 기한 내 사업자 신고 가능성이 높은 거래소에서 거래가 되는 가상자산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ISMS 인증조차 받지 못한 거래소에서 독점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대다수 거래소들과 프로젝트들은 이에 대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거래소들은 아예 폐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프로젝트는 지갑에 보유하면 언젠가는 다른 거래소에 상장해 피해를 보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미신고 거래소에 나 홀로 상장돼 있는 한 프로젝트 관계자는 "토큰 가치 하락, 사업 전개 등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해외 거래소에도 상장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거래소의 무책임함은 더하다. 폐업에 대한 준비는 하지 않을뿐더러, 가상자산의 이전 등은 투자자들이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은 전적으로 거래소의 권한이고, 마케팅 전략이기 때문에 단독 상장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자칫 9월 이후 가상자산들의 대거 상장폐지와 거래소들의 폐업 사태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대부분 거래소들이 원화거래가 중지될 것에 전혀 대비하지 않고 있다는 게 국가적으로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을 닫아야 하는 거래소에서만 원화 거래되던 코인들이 갑자기 원화거래를 할 수 없게 되면 그 코인들이 순식간에 쓰레기로 변한다. 머지포인트나 라임 사태는 미풍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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