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이 HMM '노사 TF' 반기는 이유
3년 임단협 일괄타결 가능성···매각 앞두고 리스크 감소?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08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제공 HMM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KDB산업은행이 HMM 임금단체협상(임단협) 타결에 대한 환영 입장을 낸 가운데, 특히 노사 양측이 구성하기로 약속한 '노사 참여 태스크포스(TF)'를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HMM 최대주주이자 매각을 검토해야 하는 산은 입장에선 노사 문제의 중장기적 안정화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은은 임단협이 마무리된 뒤 "HMM 노사가 합심해 국적 원양선사로서 제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며 "노사 TF에서 향후 마련할 '성과급 제도 및 3년 간의 임금 조정 방안'에 양측이 합의할 경우 3년 간의 임단협을 갈음하기로 한 점을 주목한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HMM 노조는 지난 6월18일부터 시작한 임단협을 이달 초 끝냈다. 1976년 창사 후 첫 파업 우려가 불거졌으나 막판 대타협을 통해 노사가 손을 다시 잡았다. 임금 인상률 7.9%, 격려금 및 생산성 장려금 650% 지급 등 임금 개선에 합의한 것이 당장의 결과물이지만, 일각에선 노사 TF를 통한 임금 경쟁력 회복 및 성과급 제도 마련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점도 눈여겨 보고 있다.



HMM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워크아웃에 따라 산은을 새 주인으로 맞아들이고 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해운 수요 폭증에 따라 이익을 내고 턴어라운드에 돌입했다. 오랜 기간 구조조정 터널 속에 있었던 노조 측이 올해부터 큰 폭의 보상책을 요구하기 시작한 이유다. 해운업 호황이 길어지면 향후 수년간 임금협상에서 노동자의 목소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산은은 "HMM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및 발전적 노사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의미 있는 진전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며 노사 TF 결성 합의를 '콕' 찍어 호평했다. 산은은 올 들어 HMM 지분을 크게 늘렸는데, 이에 따른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노사 관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산은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HMM 지분 24.96%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특수관계자 한국해양진흥공사 지분(3.44%)을 포함하면 지배력을 28.40%로 커진다. 지난 3월 말까지 HMM 지분율이 12.62%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해운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주가가 지난해 5월 5000원대에서 지난 5월 5만원대로 1년 사이 10배 증가했다. 이에 기존에 갖고 있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꿔 지분율을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산은은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CB를 주식전환하지 않을 경우, 배임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다만 국책은행 지위를 고려할 때 HMM 최대주주를 마냥 유지하기도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언젠가는 새 주인을 찾아 넘겨야 한다. 산은의 상반기 HMM CB 대거 주식 전환이 매각 출발선으로 간주되는 이유다. 그런 면에서 노사 관계 안정화는 HMM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시장에 불안 요소를 줄이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


산은 측은 일단 이번 노사 TF 결성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매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산은 관계자는 "(노사 TF는)노조 측에서 요청한 건으로 매각 등과는 관계 없는 사항"이라며 "매년 임단협에서 발생하는 소모적 논쟁을 지양하고 다년 임단협을 통해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 및 새로운 노사문화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HMM의 노사 TF가 순풍을 달아 3년간 임금 협상이 일괄 타결되고, 노사 관계가 발전적으로 나아가면 산은도 매각을 한결 수월하게 타진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노사 TF 결성은 노조 측에서 먼저 요구한 뒤 HMM이 난색을 표시했으나, 최대주주인 산은이 동의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TF가 앞으로 매끄럽게 운영돼 성과를 낼 경우, HMM 새 주인 찾기도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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