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FI 분쟁, 장기 소송전 불가피
풋옵션 계약 유효는 신 회장에, 가격 협상은 어피니티에 각각 불리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7일 15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팍스넷뉴스 신수아 기자] 풋옵션을 둘러싼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의 중재 판결을 두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가 서로 '승소'를 주장했다. 신 회장은 FI가 제시한 풋옵션 가격에 이를 매수하거나 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한 반면, FI는 결국 풋옵션의 유효성을 인정한 판단이라고 맞섰다. 최종 결론까지는 추가 소송전이 불가피하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ICC 중재판정부는 신 회장과 교보생명의 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의 주주간 계약 관련 중재 소송의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 판단을 두고 양측 모두 '승소'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 측은 "중재판정부가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제출한 40만9000원이라는 가격에 신 회장이 풋옵션을 매수하거나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경영권 프리미엄등을 가산해 풋옵션 행사가를 산정한 어피니티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요지다. 


반면 어피니티 측은 "중재판정부는 계약 상의 풋옵션 조항이 무효라는 신 회장 측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풋가격 산정을 위해 선정한 딜로이트 안진은 공신력 있는 독립적 기관으로서 가치평가에 관한 독립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을 종합하면, 신 회장 측은 어피니티가 제시한 풋 가격 40만9000원에 대해서 중재판정부가 인정하지 않았다는데 중점을 둔 반면, 어피니티는 풋옵션 조항의 유효성이 인정된 만큼 해당 계약은 이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회장 측은 앞서 "풋옵션 조항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그 다음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즉, 신 회장 측이 주주간 계약서에 합의된 풋옵션의 부여 및 행사와 관련한 절차 등 일부 계약상 주요 의무를 위반한 점은 인정했으나, 그것이 반드시 분쟁의 쟁점 중 하나였던 어피니티가 제시한 옵션 행사가로의 이행을 의미하진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모두 '승소'라는 표현을 썼다. 어피니티측은 "신 회장에게 승소당사자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중재 비용 전부 및 변호사비용 50% 부담, 그리고 신회장 본인 비용 전부 부담을 명함으로서 신 회장이 책임있는 당사자임을 인정했다"며 자신의 승소를 강조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중재 비용 부담이 승패의 본질은 아니다"며 "중재 신청인이 어피니티컨소시엄인 점 등을 고려해 비용의 일부를 신 회장이 부담하도록 조정한 것"이라고 맞섰다. 즉, 법률비용 부담이 승패의 여부를 가리는 본질은 아니라는 요지다. 


전문가들은 '풋옵션 계약의 유효성'이 인정된 만큼, 신 회장의 부담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 회장이 기업공개(IPO)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과 비밀유지의무도 위반하지 않았다는 판단은 추후 '가격 협상'에서 어피니티에는 불리한 정상이다.  


국제상사중재법 제 35조에 따라 중재 판정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국내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양 측의 갈등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추가 소송이 불가피해 보인다. 


어피니티는 풋옵션이 유효한 만큼 향후 계약이행청구소송 등을 통해 법정 분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소송의 결과에 따라 신 회장 측이 사와야 하는 FI 보유 지분의 주식 가격도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양 측의 갈등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2년 9월 어피니티컨소시엄은 당시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01%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컨소시엄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가 참여했다. 이 딜에는 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 회장'에게 주식을 팔 수 있는 옵션(풋옵션)이 포함됐다. 그러나 IPO는 수차례 미뤄졌고, 어피니티는 2018년 10월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신 회장 측은 당시 어피니티 측의 회계법인을 통해 산정한 행사가격 40만9912원이 너무 높다고 봤다. 이를 토대로 환산하면 신 회장 측은 지분 매입에 필요한 자금은 약  2조원로, 시일이 지나면 그간의 이자까지 부담해야하는 만큼 금액은 상당했다.  


당시 신 회장 측은 교보생명의 비교기업(피어그룹)에 포함된 삼성생명을 예로 반박했다. 2018년 초 삼성생명이 최고가 13만8500원대를 찍고 그 해 10월 26일 시점에는 9만2100원을 기록했다는 것. 따라서 교보생명의 지분은 고평가됐고, 계약서상 명시된 '풋옵션 행사시점에 맞춰 산출된 공정가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결국 양측의 갈등은 소송전으로 번졌고, 해당 사안은 ICC와 대한상사주재원의 판단에 맡겨졌다. 이후 소송전은 한층 복잡해졌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딜로이트안진)을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공정시장가치(FMV) 산출 평가 기준을 위반했다고 고발했으며, 이어 안진회계법인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딜로이트 글로벌에 대해서도 뉴욕 법원에 손해배상 소장을 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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