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열전
산은, '최대현·안영규 투톱' 내세워 인수금융 확대
'정책자금으로 IB?' 시각은 변수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8일 10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현 산업은행 선임부행장. 산업은행 제공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KDB산업은행이 10년 만에 국내 인수금융 시장 정상권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9년 기업금융1실 내에 '네트워크 금융단'을 신설하는 등 IB업계에서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대현 선임부행장과 안영규 기업금융부문장 등 사내 핵심 인사들이 인수금융을 챙기고 있다는 점도 산은 인수금융 역량을 평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IB계에 따르면 산은은 2019년과 2020년 연간 인수금융 대출액 1조원 초과했다. 산은이 IB에 뛰어든 뒤 처음 벌어진 일이다. 2019년 이전만 해도 대출금액이 최대 4000~5000억원 수준이었다. 인수금융 주선 건수 자체도 부쩍 늘어나서 2019년까지 매년 한 자리에 불과했으나 2019년과 2020년엔 10건 이상이다. 


이에 따른 산은의 국내 IB 순위도 2년 전부터 최상위권으로 급상승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국내 굴지의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온 것이다. 이런 변화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업계에선 이동걸 현 산은 회장이 2019년 초 조직 개편을 통해 만든 네트워크 금융단을 우선 주목하고 있다.



산은 측은 "지난 2018년까지는 자본시장부문 내 M&A 컨설팅실에서 M&A 자문 및 금융주선 업무를 모두 수행했다"며 "2019년 (조직 개편 뒤)기업금융부문 내에 네트워크 금융단을 신설하면서 M&A 주선 업무를 자문 업무와 분리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금융단의 주업무는 원화와 외화 대출 신디케이션 업무, 관련 기업 및 금융기관 고객 네트워크 관리 등이다. 산은이 이런 식으로 조직 전문화를 진행함에 따라 인수금융 영역도 확장됐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동걸 회장은 2019년 초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쌓아온 벤처 기술금융 노하우와 새로운 심사체계를 통해 혁신기업들의 아이디어와 기술, 가능성을 평가하고 CB·IB·투자유치 지원과 같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들의 성장을 도울 것"이라며 IB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주문은 인수금융 주선과 대출에서의 산은의 도약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 회장은 당시 자신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최대현 비서실장을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으로 임명해 인수금융 분야에 힘을 실어줬다. 최대현 부행장은 이후 2년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신설 직위인 선임부행장 자리에 부임, 사실상 2인자임을 알렸다. 최 선임부행장이 맡던 기업금융부문을 산은이 진행한 각종 M&A의 숨은 조력자로 알려진 안영규 부문장이 물려받은 것도 의미가 깊다.


IB계에선 산은의 IB 조직 강화에 더해 낮은 금리도 일반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을 이길 수 있는 무기로 지목한다. 산은이 저금리 시대에 맞춰 3% 안팎의 금리로 기업들에 인수금융을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시중은행(4% 이상)을 따돌릴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산은이 지난해 신용등급 AA 기업에 제공한 대출금리는 평균 2.94%였으며, 신용등급 A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3.75%였다.


최근 2년간의 성과에서 보듯, 산은은 IB 부문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인수금융 주선이나 대출, 영향력 등을 향후 수년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책은행인 산은이 시중은행들과 인수금융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어 이 점이 추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엔 국회입법조사처가 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산은을 거론하며 "(산은과 같은)정책금융기관의 상업적 업무로의 지속적인 확장은 민간 금융 발전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산은은 정부 손실보전조항 등에 의한 암묵적인 국가 보증을 바탕으로 조달한 산업금융채 등의 자금을 활용, 민간금융사가 참여 가능한 인수금융 등의 금융시장에 경쟁을 통해 공급하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산은이 정책자금을 활용해 인수금융을 확대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 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