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카카오 등 금융상품 판매규제, 당연한 조치"
'기울어진 운동장 세워야' 목소리도…반사이익 누릴 지 여부는 지켜봐야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08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페이 화면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금융당국이 빅테크들의 금융상품 서비스에 제동을 걸면서,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가 급락하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등 기존 금융권은 두 회사에 대한 조치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원칙대로 적용하면서 나온 당연한 결과라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자세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카카오 계열사로 상장을 앞둔 카카오페이, 네이버에서 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 등 일부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금융 상품 관련 서비스를 금소법상 '중개' 행위로 판단해 시정 조치를 요구헸다.


이들 플랫폼의 상품 비교 및 추천 서비스를 단순 '광고 대행'이 아닌 '투자 중개 행위'로 본 것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해당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기 위해선 금소법에 따라 오는 24일까지 운영하는 계도 기간 안에 금융 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 위법 소지를 해소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지난 3월 시행된 금소법은 직접 금융 상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대리·중개 자문할 경우 법에 따라 등록 또는 인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실제 카카오페이의 경우, 메인 화면에 보험과 대출 서비스를 띄워 각사 상품을 소개하고 비교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가입까지 원할 경우 해당 금융사 모바일 홈페이지로 연결해 가입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는 광고 대행 차원을 넘어섰다고 보고 시정을 요구한 셈이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빅테크들의 금융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해석으로도 이어졌다. 코로나19 뒤 3~5배 오르던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가 지난 8일 하루에만 각각 10.06%, 7.87%씩 큰 폭으로 주저 앉는 이유가 됐다.


반면 카카오와 현실에서 다툴 수밖에 없는 시중은행들은 보다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는 자세다. 일부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표현까지 쓰며 그동안 빅테크들이 나타낸 광폭 행보가 기존 금융사에서 봤을 때 다소 부당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금산분리 때문에 이종산업 진출이 어려운데 빅테크들은 거꾸로 거의 제약 없이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지 않느냐"며 "결국 기존 은행들만 시장을 계속 내주는 상황이었다. 은행권에선 이번 조치가 이치에 맞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4차산업 확대라는 시대적 당위성을 고려하더라도, 빅테크가 관련법을 준수하면서 절차적 문제를 해결한 후 금융상품 중개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뜻이다.


B은행 관계자는 "우리도 지난 3월 금소법이 시행되면서 이를 공부하고 적용하느라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소비자가 적금 하나 가입하는 것에도 기존 절차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현장 입장에서 보면 금소법이 워낙 포괄적이어서 힘들었다"며 "우리도 카카오페이 등을 써봤다. '이거 금소법과 연관이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기보다는 당연한 결과로 본다"고 했다.


다만 기존 은행들이 당장 반사이익을 누릴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C은행 관계자는 이번 "빅테크 주가가 예상 외로 상당히 폭락해서 놀라기는 했다. 그들의 가치가 그 만큼 금융사업에 대한 고속 확장과 연관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다만 기존 금융사들이 이에 대한 수혜를 누릴 지는 아직 모르겠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후속 조치들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빅테크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서는 등 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당장 카카오페이가 몇몇 이슈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하고 나섰다. 보험 서비스의 경우, 카카오페이가 보험대리점(GA)인 KP보험서비스를 인수해 사업권을 획득한 뒤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금소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카카오페이 어플리케이션에 노출되는 보험상품 소개와 보험료 조회, 가입 등은 KP보험서비스 또는 해당 보험회사에서 직접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페이 측은 보험, 대출 등 금융서비스의 금소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뒤 적극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빅테크 규제에 따른 우려가 과도하다는 진단도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같은)페이의 핵심 경쟁력인 빅데이터를 통한 다양한 금융상품의 판매 및 중개가 더 이상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며 "페이의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 장기적으로 사라지고 이게 페이의 디레이팅(가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다소 과도한 반응"으로 판단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빅테크들의 UI(유저 인터페이스) 개선을 통해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며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가 오히려 규제 리스크 해소로 연결되는 측면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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