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임단협 잡음…험난한 구현모호의 디지코 변신
찬성률 59.7%로 턱걸이 통과...새노조 공정대표의무위반 등 법적조치를 검토 중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0일 21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플랫폼 도약을 의미하는 '디지코' 혁신을 선언한 구현모 KT 대표. 하지만 최근 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인사 정책으로 인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디지코를 위한 행보가 험난해 보인다. (출처=KT)


[팍스넷뉴스 최지웅 기자] 통신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인 KT가 갈림길에 섰다. 


10일 우여곡절 끝에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지만 내부 반발이 심상치 않다. 특히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MZ세대 젊은 조합원들이 실망감을 크게 표출하고 있다. 이미 복수노조를 둔 KT이지만 이들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노조 설립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무작정 조합원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 KT는 구현모 대표를 필두로 '디지코' 전환이라는 사명 완수에 도전하고 있다. 목표에 성공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어느 정도 잡음은 감수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임직원들의 지지 없는 쇄신은 보여주기식 경영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상충하고 있다.



◆ 고조되는 내부 불만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 합의했다. 이날 KT 노동조합은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 결과 찬성률 59.7%로 가결됐다고 공지했다. 2019년 89%, 2020년 93%를 기록했던 예년과 달리 찬성률이 크게 떨어졌다. 투표율도 76.3%로 저조했다. 사실상 조합원 과반수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결과다. 


투표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내부 임직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합의안 주요 내용은 ▲1인당 평균 연 75만원 임금 인상(기본급 47만원) ▲500만원 일시금 지급(현금 300만원, 자사주 200만원 상당) ▲영업이익 10%를 균등분배하는 성과배분제 도입 등이다. 임금 인상률이 1% 수준에 그쳤으며, 초과근무수당 감축, 인사평가 인상률 하향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임금 삭감에 가깝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번 합의안에는 3000여명의 직무를 전환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SMB영업(중기·소상공인 대면영업), C&R운영(고객상담관리), 일반 국사에서 일하는 IP액세스, 지역전송, 전원 인력 대부분이 직무 전환 교육 후 KT 내 재배치될 예정이다. KT 새노조에 따르면 SMB영업과 C&R운영에 약 2000명, 나머지 3개 업무에 1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 '구조조정'이냐 '조직 효율화'냐


일각에서는 5개 현장 기반 직무의 재배치가 사실상 구조조정에 가깝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앞서 임단협 가합의안이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보고 무효를 주장했고, KT 새노조 조합원들은 투표를 보이콧하고 참가하지 않았다"면서 3000여명의 구조조정안을 조합원과 어떠한 사전 합의 없이 집어넣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질 임금도 후퇴하는 등 노동조합이 합의했다고 믿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절차상에도 문제가 있어 KT 새노조는 공정대표의무위반 등 법적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T노조는 이와 관련해 "구조조정이 아니라 인력이 부족한 현장 업무 과중을 해소하고 직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직무전환"이라면서 "정년퇴직으로 인해 자연 감소된 직군의 업무 과중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발맞춰 일부 임직원들의 업무 재배치는 불가피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현재 KT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한 뒤 적극적인 투자와 업무협약으로 디지코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신한금융그룹과 손잡고 금융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데이터전문기업 엡실론을 인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구현모 대표가 추구한 KT의 디지코 행보가 순항 중이라는 평가다. 구 대표는 그동안 일명 'ABC'로 불리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도약을 강조해왔다.


◆ 신규사업 확대 구조조정은 어불성설 


아울러 KT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안착하기 위해 내년부터 2024년까지 소프트웨어(SW) 개발, 정보기술(IT) 설계, 보안 등 디지코 중심 분야에서 신규 채용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신규 채용을 계획 중인 상황에서 회사가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건 설득력이 다소 떨어져 보인다. 다만 직무 전환 대상 인력들이 대부분 40~60대인 만큼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자칫 구조조정으로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시각을 의식한 듯 KT는 "본인이 희망하지 않으면 그룹사 전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논란이 되자 회사는 디지털 대전환과 AI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포장하기 급급한 상황"이라면서 "경쟁사 대비 인력 비중이 높은 KT는 매번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KT 새노조 관계자의 주장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