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여진 선택지에 대한 아쉬움
쌍용차 인수전, 안정적 자금 공급 속 명확한 비전 제시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4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쌍용자동차)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2년여 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했던 한 인수자는 '침체된 항공업계가 개선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란 출사표를 던졌다. 의욕이 넘치던 이 인수자는 본입찰까지 참여했지만 다른 경쟁후보(HDC현대산업개발)에 밀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 못했다. 시간이 흐른 뒤 인수자 측 대표이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애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는 인수가 목적이 아니었다"며 "실사를 통해 항공업계를 파악하기 위한 공부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의 본입찰이 기대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당초 예비입찰 당시 11곳이 참전하며 흥행 기대감이 무르익던 쌍용차 인수전은 정작 본입찰에 3곳만 참여하는데 그쳤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디슨모터스·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KCGI·TG투자·쎄미시스코),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 'EL B&T 컨소시엄', 미국 전기차 관련 기업 'INDI EV, INC'만 참여했다.


인수전 흥행에 불을 지폈던 삼라마이다스(SM)그룹은 본입찰에 불참했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의 재무적 리스크가 생각보다 크다는 우려가 시장에 확대했다. SM그룹은 예비실사 과정에서 생각보다 투입해야할 자금 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됐다고 토로했다. 투입해야 할 비용은 막대한데 향후 다수의 경쟁업체들 속에서 시장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공익채권과 향후 투자비용 등 고려시 실제 요구되는 쌍용차의 인수 규모를 약 1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비단 SM그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 3곳도 다르지 않다. 이는 베팅규모에서 드러난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각 후보들의 쌍용차 인수전 입찰금액은 EL B&T 컨소시엄 5000억원대 초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2000억원대 초반, INDI EV, INC 1000억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이는 재무적투자자(FI)와의 연대를 통한 향후 추가 자금 확보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이들의 쌍용차 인수와 정상화에 대한 의지에 의구심을 야기했다. 


쌍용차 회생은 기존과 다른 자동차산업 환경에서 생존해야하는 문제다. 그동안 외국(중국, 인도) 자본의 수혈로 연명해왔던 쌍용차에게는 안정적인 자금 공급과 경쟁력 확보안을 기반으로 지속성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된 쌍용차는 제대로 된 투자지원을 받지 못하며 신차 개발에 나서지 못했다. 오히려 기술 유출의 부담만 떠안으며 시장경쟁력만 뒷걸음쳤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는 변화한 산업패러다임에 편승하지 못했다. 내연기관차 개발에만 몰두했다. 보통 신차 1개 모델을 개발하는데 3000억~4000억원 가량이 필요한데 내연기관차 5차종을 개발하는데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뒤늦게 전기차 개발을 선언하고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의 출시를 알리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국내에서조차 타사 대비 경쟁력이 크게 밀려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인수후보들의 쌍용차 정상화 방안은 천편일률적이다. 보유한 전기차 기술을 쌍용차에 입혀 시장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골자다. 단기, 중.장기 등 시기별로 신기술과 제품개발, 시장별 공략 등에 대한 구체적 대안보다 '뜬구름 잡기'의 성격이 짙다. 굵직한 인수후보가 결여된 가운데 인수후보들이 복수의 FI와 연대를 맺은 점 등의 면면에서 쌍용차의 정상화를 장기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좀처럼 떨칠 수 없다. 그동안 수차례 부침을 겪었던 쌍용차 앞에 놓여진 선택지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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