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이 된 카카오의 공격적 IPO
④ 공격적인 IPO 성공 뒤 규제 칼날...외부 투자자 압박에 의한 IPO 추진이 일으킨 나비효과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8일 08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Don't Be Evil(돈비이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이 창업 초기 모토로 내세운 이 짧은 문장은 구글은 물론 글로벌 IT 기업에게 큰 영향을 줬다.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외침 속에 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온 IT 기업을 전세계가 응원했고 그들의 성장을 함께 기뻐했다. 그런데 20여년이 지난 2021년 '돈비이블'이 유효할까라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노(NO)'라고 답한다.구글과 애플은 30% 수수료를 중소 개발자들에게 강제했다. 카카오와 네이버로 대표되는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의 엄청난 영향력과 자본력으로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며 골목상권까지 거침없이 차지했다. 그리고 국가 핵심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와 국회까지 진출한 그들의 인맥은 이제 더 이상 '돈비이블'이라는 모토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은 듯 하다. 이에 팍스넷뉴스는 카카오로 대변되는 국내 빅테크 기업의 현실과 해결해야 할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팍스넷뉴스 노우진 기자] 카카오가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기업공개(IPO)가 되레 카카오를 중심으로 한 빅테크 기업 규제를 불러온 트리거 역할을 한 것은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의 앞선 IPO 결과가 규제 리스크를 불러오며 향후 예정된 계열사 IPO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혁신을 표방한 카카오가 경쟁사와 달리 당국의 우호적인 대우를 받아왔다. 이러한 분위기에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의 IPO가 소위 대박을 만들며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더 많은 부를 향해 IPO의 고삐를 당겼다. 



이러한 분위기에 형평성 문제와 함께 카카오 관련 기업의 고평가 논란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 자회사들이 실적을 기반으로 한 펀더멘털보다는 '카카오'라는 브랜드에 기댄 측면이 높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 신재벌 기업 된 카카오, 기존 사업자와 형평성 문제


줄 이은 카카오 각 계열사의 IPO가 기존 시장의 반발을 불러온 이유 중 하나는 형평성 문제다.  카카오는 혁신을 이유로 경쟁 기업에 비해 다소 느슨한 규제만을 받거나 일종의 우대를 받았다. 그런데 카카오라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공격적 IPO를 단행하며 재벌 기업을 넘어서는 위치를 차지하며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앞서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한 예다. 지난 8월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증시 입성 직후 KB지주·신한지주를 웃도는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금융 대장주로 직행했다. 상장 첫날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33조162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1위 수준이다. 이는 같은 날 기록한 KB지주의 21조7052억원과 신한지주의 20조182억원을 10조원 이상 웃도는 규모라 시장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형평성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카카오뱅크는 금융혁신이나 핀테크 발전 등을 이유로 강력한 규제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금융사들은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을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금융 당국은 유연한 대응을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느슨한 규제를 틈타 카카오뱅크가 가파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금융권에서는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한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당국의 느슨한 규제로 금산분리 원칙까지 흔들렸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정부는 금융과 산업을 철저히 분리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고수했다. 산업 자본이 금융을 통해 문어발 확장을 하거나 금융 위기가 산업으로 전이되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IT기업들에 대해서는 금산분리 완화 정책이 추진됐다. 핀테크 서비스가 주목받으며 금융혁신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케이뱅크나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등이 혜택을 입었다.


다만 문제가 된 것은 카카오가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을 이유로 규제를 완화해준다는 것은 기존 취지와 어긋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왔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국내에서 본격화되면서 카카오에 대한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는 빅테크 기업의 금융산업 진출에 대해 우호적이었다"며 "여러 논란으로 인해 카카오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우호적이었던 분위기도 반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카카오가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하며 규제를 완화해줄 명분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보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판매채널로서 지배적 플랫폼을 구축한 빅테크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함으로써 금융 시장에 대한 신뢰가 감소할 수 있다"며 "빅테크의 금융 서비스 규모가 금융 시스템에 충격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증가할 경우 빅테크를 금융 안전망 대상으로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브랜드'에 기댄 IPO 전략 고평가 논란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 각 계열사의 IPO에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카카오는 앞서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등을 증시에 안착시켰으며 올해에는 '카카오페이', 내년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는 각각 금융규제와 갑질 논란에 발목 잡혀 난항을 겪고 있다. 또한 앞서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여전하다. 


고평가 의견의 핵심은 카카오 브랜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가 실적을 비롯한 펀더멘털로 평가받은 것이 아니라 '카카오'라는 이름에 기대 지금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과정에서부터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일 KB지주와 신한지주를 뛰어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금융 대장주에 올랐으나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고평가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주식 평가의 기본이 되는 자산이나 영업이익 등을 기준으로 했을 때 카카오뱅크는 KB지주나 신한지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총자산은 28조6163억원이다. 반면 국민은행의 총자산은 447조8224억원으로 카카오뱅크를 아득히 웃도는 규모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카카오뱅크의 1분기 순이익은 466억원을 기록해 국민은행의 6958억원의 15분의 1 수준이다.


현재 순항 중인 카카오게임즈 역시 초기에 잡음이 있었다. 상장 과정은 물론 이후에도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당시 따상에 이어 따따상까지 기록했는데 이는 카카오게임즈의 현재 실적에 기반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카카오게임즈의 현재 주가는) 고평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 IPO 앞둔 계열사 여전한 수익구조 문제 


'카카오'라는 브랜드에 기대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카카오페이나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IPO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두 기업 수익성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실적 대비 기업가치가 고평가 됐단 논란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적자를 해소하지 못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한 차례 공모가를 하향 조정했다. 규제 리스크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공모가를 조정한 후에도 카카오페이가 제시한 적정 시가총액은 17조7968억원이었다.


카카오페이의 올해 상반기 연결 순이익은 2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93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순이익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미래 성장성을 감안해도 17조원을 훌쩍 넘는 시가총액은 과하다는 평가는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페이는 규제 리스크로 서비스 개편에 나섰다. 앞서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의 일부 서비스를 광고가 아닌 중개 행위로 해석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백기를 든 카카오페이는 서비스를 개편하며 수익구조 조정을 위해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 밝혔다. 다만 수익구조 조정에도 불구하고 공모가 조정을 없을 전망이라 추가적인 논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택시가 주력인 카카오모빌리티도 4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28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7% 증가했으나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내 흑자전환을 노리며 수익성 확대 방안을 내놨다. 


그런데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다소 무모한 사업 확장과 이용료 조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시장을 독과점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런 행보는 이용자부터 업계까지 큰 반발을 불렀다. 또한 향후 독과점 기업으로 규제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손을 잡지 않고는 영업을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레 이용료 조정을 하거나 택시기사들로 하여금 유료 멤버십에 가입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은 '갑질' 아니냐"며 성토했다.


◆ 카카오 규제에 기름 부은 모빌리티 사업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는 해외 각국에서 불거진 규제 흐름이 국내에서 더욱 강해지기 전 발 빠르게 IPO를 추진했으나 결국 발목을 잡혔다. 특히 IPO를 앞두고 무모한 수익성 확대에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적자경영을 벗어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 3월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을 출시해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 차별을 키웠다는 비판을 들었다. 이어 스마트호출 수수료를 최대 5000원으로 인상하려다 거센 반발에 부딪혔고 기업고객 대상 퀵·꽃 배달 등에도 진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낳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다소 성급한 행보를 보인 것은 외부 투자자 압력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원하는 외부 투자자로 인해 IPO에 더욱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고 수익성 확대 역시 무모하게 시도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를 짓누르는 외부 압력은 카카오모빌리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카카오는 기본적으로 '각개전투'식 성장전략을 표방하기 때문에 외부 압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와 달리 본사로부터 수혈을 기대할 수 없는 각 계열사들은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카카오 한 관계자는 "(카카오 자회사들은) 카카오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별개 회사라 해도 좋을 만큼 자율적인 운영을 한다"며 "외부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자들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불 붙인 규제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장을 추진 중이던 카카오 각 계열사들의 향후 일정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각종 규제로 인한 실적 하락이나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등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공격적 IPO가 카카오를 옥죄는 '양날의 검'이 된 것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모델 조정 등으로 신사업의 수익화 일정이 늦춰질 전망"이라며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밸류체인 전체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대해가던 기존의 사업 전략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수익모델을 도입함으로써 포기한 사업에 대한 수익 보전이 가능할 것이나 매출과 이익 성장 속도는 다소 느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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