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신고 접수가 마무리되고 실명계좌를 지닌 4대 거래소 거래가 가능해지는 등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거래소 간 거래 점유율의 미묘한 변화가 관심을 끈다. 

가장 먼저 신고를 접수한 업비트는 불과 한 달 전 90%에 육박하는 거래량 점유율을 보이며 '독점' 체제로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나머지 3개 거래소가 신고를 마치며 점유율이 분산 안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사업자 신고를 전후로 4대 거래소의 점유율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코인힐스의 29일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비트코인(BTC) 기준 거래량 점유율은 업비트(67%), 빗썸(22.6%), 코인원(8.4%), 코빗(1.2%)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줄어든 업비트의 점유율이다. 

코인힐스가 집계한 지난 8월 4대 거래소 비트코인(BTC) 기준 국내 거래액 점유율 평균은 업비트(80.25%), 빗썸(13.73%), 코인원(3.69%), 코빗(0.24%) 순이었다. 

업비트는 지난 7월 24일과 25일, 30일 3일간 비트코인 거래량 점유율이 88%를 넘어서며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자 신고를 전후로 한 달 여 만에 점유율이 20%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빗썸의 거래량 점유율은 늘어나는 추세다. 빗썸의 비트코인 거래량 점유율은 올해 3월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10%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달 빗썸 최저 점유율은 9.1%로 같은 달 업비트 평균(80.25%)의 9%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빗썸의 거래량 점유율이 최근 23% 수준으로 지난 3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24일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가 마감되기에 앞서 실명계좌 발급에 대한 리스크가 업비트를 제외한 거래소들의 투자자 이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고 마감 며칠 전만 하더라도 NH농협은행은 빗썸과 코인원에 트래블룰 구축 이전까지 가상자산 입출금을 막으라는 권고를 하는 등 원화 거래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이 권고를 철회하고 실명계좌 확인서를 발급한 전후로 거래량을 다소 회복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신고를 마친 총 42개 거래소 중 4대 거래소만 원화 입출금이 가능한 만큼 원화 거래 이용자들이 4대 거래소로 집중되면서 거래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4개 거래소의 거래량은 전일보다 평균 약 36.54%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신고를 마치지 못하고 폐업한 일부 거래소 이용자와 거래액을 흡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거래량과 이용자가 4대 거래소에 집중되고 이용자가 분산되면서 자연스럽게 업비트 집중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아직까지 원화(KRW) 거래액에서 업비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나머지 3개 거래소에 비해 비교적 높다. 29일 기준 국내 가상산자산 거래소의 원화 거래액 점유율은 업비트(76.8%), 빗썸(18.3%), 코인원(4.2%), 코빗(0.3%)이다. 빗썸의 경우 28일 원화 거래액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26%를 기록하기도 했다.

빗썸 관계자는 "지난 24일 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마치고 특금법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점유율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앞으로도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IT 개발 인력 충원, 산학협력을 진행하며 쾌적하고 안전한 거래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