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소송에 칼 빼든 정부...난감한 제약업계
행정소송 중 발생한 차익 환수...코로나19에 규제까지 부담 가중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1일 16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윤아름 기자] 제약사들이 약가인가 소송을 벌이는 일이 잦아지면서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약가인하 행정처분을 무력화하기 위해 벌인 소송을 방지하고, 초과이익을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실적이 축소돼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약사들은 잇따른 약가인하 및 규제 강화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1일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을 지난달 29일 국회에 발의했다. 지난 2018년 이후 발생한 행정소송 39건 중 38건에 집행정지가 인용되면서 약가인하가 지연돼 일부 제약사들이 수익을 편취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건강보험공단의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단 목적이다. 실제 건보공단은 행정소송 여파로 2018년 이후 약 4000억원의 재정손실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약사법의 경우 리베이트 금지 위반 약제에 대해 약가인하 및 요양급여를 정지하고 있다. 또 이미 요양급여 대상인 오리지널 약제와 성분 등이 동일한 제네릭(복제약) 약제가 새롭게 급여 대상으로 결정될 경우 기존 약제에 대한 상한금액을 조정한다.



다만 제약사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승소확률은 낮다. 2017년 이후 진행된 오리지널 및 보험약제 관련 소송 29건 중 1심 이상 판결이 난 사례는 단 12건이다. 이중 최종승소는 7건, 5건은 1·2심승소로 집계됐다. 하지만 제약사들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약가인하가 중단 돼 한시적으로 약가를 인하하지 않고 영업활동을 할 수 있다.


제약사들은 잇따른 약가인하 부담에 대책마련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8월만 해도 가산재평가에 따라 470여 품목, 지난 달엔 140여 품목에 대한 약가인하 조치가 이뤄졌고, 내년 1월에도 약가인하가 예정돼 있다. 지난 달 발표된 약가인하 품목엔 제약사들의 효자 품목인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치료제들도 대거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일부 제약사들은 행정소송을 통해 약가인하 시점을 늦춰야만 하는 실정이다. 이번 8월에도 대원제약이 '펠루비정'에 대한 오리지널 직권조정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일동제약은 '투탑스플러스정' 등 4개 품목에 대해 가산종료 약가인하 취소소송을 내는 등 6개 제약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제약사들은 향후 약가인하 및 규제 강화에 대비해 마케팅, 묶음처방 등 임시방편을 강화하겠단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에 대한 모든 부담을 제약사들이 떠안아야 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해도 승소 확률이 낮아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코로나19로 병의원 처방 시장 자체가 축소되면서 실적에 많은 타격을 입었는데 규제 강화에, 약가인하까지 신경 써야 하다보니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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