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라'에 따라붙는 물음표
진입은 쉽지만 성공하기 어려워…차별화된 특장점 필요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8일 08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엄주연 기자] 웬만해선 잘 바꾸지 않는 게 바로 화장품이다. 립스틱이나 아이섀도 같은 색조 화장품은 이따금씩 여러 제품을 함께 쓰기도 하지만, 스킨이나 로션 등의 기초 화장품은 기존 제품을 고집한다. 색조는 가격적인 부담이 적고 소비 만족도가 높은 반면, 기초화장품은 가격적인 부담이 높은데도 개인별 만족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화장품 시장이 진입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어려운 분야인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 들어 화장품 매장에는 100만원이 훌쩍 넘는 제품들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패션기업 한섬이 지난 7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1층에 오픈한 '오에라'도 초고가 스킨케어 브랜드 중 하나다. 오에라 제품은 평균 20~50만원 수준이며 최고가인 크림 제품은 120만원에 달한다. 스킨케어 라인은 스위스의 맑은 물과 최고급 원료로 만들어졌고, 전량 스위스에서 생산된다. 높은 가격만큼이나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지닌 것에는 토를 달 여지가 없지만, 비싼 돈을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사실 오에라는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편에 속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시예누'를 비롯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뽀아레'와 '스위스퍼펙션' 등이 이전에 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초고가 브랜드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스위스퍼펙션은 오에라와 마찬가지로 스위스가 제품 생산 거점인데다 가격대도 10만~100만원대로 비슷하다. 일부 관계자는 오에라는 이들에 비해 관련 시장에 뒤늦게 진출했는데도 가격은 너무 높고, 차별화된 특장점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실제 고객들의 반응도 뜨뜻미지근하다. 출시 한달 만에 찾은 현대백화점 1층 오에라 매장은 깨끗한 화이트 컨셉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오후 시간대인데도 불구하고 기자가 머무는 동안 단 한명의 방문객도 없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백화점 방문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브랜드에는 방문객이 1~2팀씩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매장이 전체적으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샘플로 제품을 접한 한 고객은 "제품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 돈 주고는 못사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선을 돌려 오에라가 공략지로 삼은 중국 시장은 어떨까. 이곳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하락세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2015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었으나, 2016년부터 로컬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20년 기준 화장품 시장점유율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은 아모레퍼시픽(6위)이 유일하다. 여기에 중국도 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으면서 색조 화장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낼 매력도도 크지 않다. 일례로 LG생활건강의 후가 중국에서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게 된 것은 한방 화장품이라는 차별성 덕분이다. 후는 화려함을 선호하는 중화권에서 '궁중 화장품'이라는 전략을 앞세워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또 다른 한방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이를 따라잡기 위해 중국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해 화려하게 제품 용기를 바꾸기도 했다. 이와 비교해 오에라는 한방 화장품도 아니고, 차별화된 특징도 찾아보기 힘들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제 시작이다. 화장품 브랜드가 파워를 갖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2004년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LG생활건강의 후도 출시한지 6년이 지나서야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초기에는 부진했지만, 8년 만에 화장품이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에라도 성장통을 겪어야 한다. 웬만해선 쓰러지지 않고 견뎌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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