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나선 카카오모빌리티 '첫 단추' 끼웠다
대리업계와 노사 단체교섭 들어간 카카오모빌리티, 택시업계와 협력은 어떻게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2일 17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노우진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갑질 기업' 이름표를 떼기 위한 상생 행보에 나섰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놓은 상생안에 반발했던 대리 업계와 택시업계가 태도를 바꿔 카카오모빌리티의 손을 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노조를 법률상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근로자 지위를 둘러싼 갈등을 빚었다. 그런데 돌연 태도를 바꿔 노조로 인정하는 한편 단체교섭에 나서고 있다.


다른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를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택시업계와의 갈등 원인 중 하나인 프로멤버십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T 대리 (출처=카카오모빌리티 유튜브)



◆ 대리 업계와 상생 한 걸음


지난 7일 카카오모빌리티와 민주노총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대리운전노조)는 성실교섭 선언식을 열고 단체교섭에 돌입했다. 이날 선언식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철민 의원의 중재로 이루어졌으며 대리운전노조의 교섭 요구로부터 무려 1년2개월만의 성사다. 양측은 교섭을 통해 프로서비스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부당노동행위·행정소송 취하 등 여러 의제에 대해 논의하겠다 밝혔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기사는 노동자가 아니고 우리도 사용자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리운전 노조의 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소송전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태도를 바꿔 협상에 나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수수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기사에게 지급되는 요금 가운데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0%에서 20%로 탄력적인 조정을 하는 '변동 수수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비싼 20%를 받고 있는 기존 전화대리업체로부터 낮은 수수료를 받아 대리기사를 빼앗아간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불어 지난해 8월 출시된 프로서비스 또한 불판에 올랐다. 프로서비스는 월 2만2000원 요금을 내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제휴 전화 대리업체로부터 호출을 받는 서비스다. 문제가 된 것은 이러한 대리서비스가 본래 무료였기 때문이다. 이것을 갑작스레 유료 전환하며 대리기사들의 반발이 일었다.


이에 관심은 카카오모빌리티와 대리업계 간 협상 향방이다. 교섭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를 비롯한 일부 대리업계에서는 이미 상생협력안을 통해 개선 요구를 했다.


한 예로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카카오모빌리티를 상대로 요구한 것은 대리운전업종에서의 시장점유율 제한과 인수철회 및 인수합병 금지, 어플 내 전화콜 영업 금지와 자체 오프라인 전화콜 신규 론칭 금지 등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요구가 전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당장 카카오모빌리티는 논란을 의식해 인수가 예정됐던 대리업체 2곳을 포기했으나 1577 대리운전 서비스는 놓지 않았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CMNP는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 법인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하고 1577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관받았다. 이것은 대리업계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1577 대리운전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전화콜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한 통로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1577 대리운전 서비스와 관련된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에 대리 업계는 류 대표가 한 달 안에 새로이 내놓겠다 한 상생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지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 택시 (출처=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 다음 과제는 택시업계와의 상생


카카오모빌리티의 다음 과제는 택시업계와의 상생이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생협력 MOU 체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생 의지들 드러냈으나 택시업계 반발은 여전히 거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가입한 일부 개인택시 기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생협의회 구성을 법인택시 사업자들하고만 했다며 반발했다. 개인택시 기사들의 의사를 배제한 상생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 개인택시 기사들은 택시모빌리티가맹점주협의회(모가협)을 결성해 성명서를 내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모가협에 따르면 가맹점협의회는 법인택시들에 한정한 법인택시 사주들의 모임이다. 모가협은 또한 서울에 있는 카카오T 블루 가입자 중 법인택시는 2500여대, 개인택시는 8000여대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법인택시 사주들만이 포함된 가맹점협의회는 택시업계 전체를 대표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국정감사에서 수수료 인하에 대해 발언할 때도 가맹점협의회에 한정했다. 류 대표는 "현재 가맹사들과 가맹점협의회를 통해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수준의 해결책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택시 기사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이유다.


결국 류 대표는 사실상 백기 투항했다. 류 대표는 지난 8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프로 멤버십 폐지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프로멤버십 폐지를) 포함해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카카오 공동체 전체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새로운 상생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한 달 이내 의견을 정리해 내놓겠다"라고 답했다. 프로멤버십 폐지 혹은 개편에 대한 내용은 새로운 상생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가맹 택시에 부과되던 과도한 수수료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점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에는 수수료를 받고 비가맹 택시에는 프로멤버십 가입을 유도해 수익을 얻어왔기 때문이다. 사실상 프로멤버십이 비가맹 택시에게서 받는 수수료인 셈인데 이를 폐지한다는 것은 가맹택시 수수료 인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출처=카카오모빌리티)


이는 류 대표가 태도를 바꿔 한 발자국 물러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류 대표는 수수료를 인하하는 대신 수익 창출에 무게를 두겠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반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수수료 인하 의지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카카오 공동체 단위에서 상생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류 대표의 발언은 김 의장의 의사가 새로운 상생안에 크게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류 대표의 태도 변화 역시 과거와 달리 모기업인 카카오와 김 의장이 의사결정에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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