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냐, 존치냐'…장릉 문화재위원회 개최 임박
건설사 "경관 개선할 것" vs 문화재청 "원칙대로"…빠르면 이번 주 진행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4일 16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포 장릉의 정자각에서 바라본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김호연 기자


[팍스넷뉴스 김호연 기자] '무허가 시공'으로 철거 위기에 놓인 김포 장릉 인근 아파트에 대한 문화재위원회가 빠르면 이번 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문화재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앞서 국정감사 등에서 '법과 원칙에 의거한 문제 해결'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건설사가 내놓은 개선안에는 건물 도색 등 외관 변경에 대한 내용만 담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김포 장릉 앞 아파트로 인해 조선왕릉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서 삭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선 당장 입주할 아파트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14일 문화재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문화재위원회는 대방건설, 금성백조, 대광건영 등 3사가 제출한 김포 장릉 인근 아파트 관련 개선안을 검토 및 처리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은 지난 8월 궁능분과위원회와 세계유산분과위원회가 함께 심의한 만큼 이번에도 공동 회의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아파트를 건설 중인 세 회사는 최근 제출한 개선안에 벽면 도색 변경, 아파트 지붕을 기와로 변경하거나 나무를 심는 방법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 일부를 깎아내거나 전체를 철거하는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로 인한 건설사와 입주예정자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실적으로 제출하기 어려운 개선안이라는 것이다.


해당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골조까지 모두 올라간 아파트다. 2017년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된 뒤에도 멀쩡히 사업 승인을 받은 아파트인데 철거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개선안"이라며 "우리(건설사)와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개선안을 마련해 문화재청에 재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철거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 장릉-김포 장릉-계양산으로 이어지는 경관을 검단신도시 아파트들이 가리게 되면 김포 장릉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서 삭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포 장릉은 조선 인조의 아버지 추존왕 원종과 그의 부인 인헌왕후의 무덤으로 2009년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다. 문화재청은 계양산 인근 개발의 영향으로 조선왕릉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서 일괄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며 "만약 김포 장릉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서 제되되면 다른 조선왕릉도 일괄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유네스코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고 이러한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2017년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 반경 500m 내에서 아파트에 대한 심의를 받지 않았다며 건설사 3곳에 공사 중지 명령과 경찰 고발을 조처했다. 이에 따라 대방건설 '디에트르 에듀포레힐'(20층·1417가구), 대광건영 '대광로제비앙'(20층·735가구), 금성백조 '예미지트리플에듀'(25층·1249가구) 등 총 3400여가구의 공사가 중단됐다.


세 회사는 즉각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대방건설을 제외하고 기각됐다. 그러는 동안 해당 아파트 건설을 중단하고 철거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뾰족한 대안 없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해당 단지들은 내년 6월부터 입주가 예정돼 있었지만 문화재청의 공사 중지 명령으로 입주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분양 받은 가구가 철거될 수도 있다.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는 "일반인에겐 보이지도 않는 장릉 경관 때문에 그동안 멀쩡히 지내던 식구들이 길바닥에 나앉을 판"이라며 "당장 새로 이사할 집이라도 알아보고 있지만 손해가 커서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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