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건설 인수' 김용빈 회장 "수도권 공략 자신"
"2023년까지 코스피 재상장 목표…인위적 구조조정 없을 것"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0일 16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녕찬 기자] 지난 9월 성지건설의 새 주인이 등장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이끌고 있는 김용빈 회장은 지난 2019년 대우조선해양건설에 이어 최근 성지건설까지 인수하며 건설업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성지건설은 1969년에 설립한 1세대 건설사다. 인도네시아 신시장 개척에도 나섰고 1995년 코스피에 상장하는 등 한때 잘나가던 곳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최근까지 논란이 된 옵티머스 사태에 휘말리며 추락을 거듭했다. 2018년 코스피 상장 폐지까지 겪었다. 


이러한 부침을 겪은 성지건설을 최근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품에 안았다. 성지건설 지분 29.28%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김 회장은 오는 21일 성지건설 회장에도 취임한다. 김 회장은 성지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과 함께 한국테크놀로지 회장도 역임하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최대주주격 회사다.


20일 서울역 인근 대우조선해양건설 본사(T타워)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우선 김 회장은 성지건설의 인수 배경에 대해 50년 역사와 브랜드 인지도, 가시적 실적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겸 한국테크놀로지 회장. 사진=대우조선해양건설


◆"50년 역사와 인지도, 실적 매력적"


그는 "성지건설이 상장 폐지되고 최대주주의 잦은 변경과 최근 옵티머스 사태까지 여러 부침이 있었음에도 최근 5년간 건설사 인지도 조사에서 항상 30위 안에 들었다"며 "성지건설이 인천 문학경기장, 강릉 빙상경기장, 서울 메리어트 호텔 등을 지었는데 이런 실적들은 현재까지도 눈으로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실적과 인지도, 역사는 상장 폐지됐다고 없어지지 않는다"며 "서울에서 강한 성지건설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강한 대우조선해양건설이 힘을 합치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자신감을 보이는 바탕에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급성장'이 있다. 김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가 2019년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한 이후 수주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수주액은 2019년 2400억에서 2020년 7700억,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전체로는 총 2조2000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성지건설의 '인지도'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영업력'을 합치면 충분히 수도권 안착이 가능하다"며 "성지건설이 수도권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용빈 성지건설 신임 회장이 21일 오후 강남구 성지건설 서울사무소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수도권 공략을 위해 성지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자금 투입과 체질 개선으로 성지건설의 신용등급을 회복해 재무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올 한해 신용등급을 3단계 올렸는데(BB+→BBB+) 이러한 경영노하우를 성지건설에도 이식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신용등급 회복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기존 실적을 바탕으로 수주 규모를 키우고, 이는 곧 매출 증가와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며 "현재 검토 중인 서울 사업장이 수십 곳 있다. 도급 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와 함께 자체 사업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자체사업 전략팀을 구성해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다"며 "11월 초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성지건설의 재상장 의지도 밝혔다. 그는 "2023년까지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30억원, 자본잠식 해소 등 세 가지 재상장 요건을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최고 인센 10억대 수준…점령군 아니라 내부 공감 살 것" 


통상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해고 칼바람이 부는 경우가 잦다. 자기 사람을 요직에 앉혀 조직 장악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소위 짬밥 오래 먹은 고위 인사들은 핵심 타깃이 된다. 현재 성지건설 내부에도 이 같은 칼바람이 불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임직원들로부터 사표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구조조정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긴 시간을 할애해 강조했다. 김 회장은 "보통 인수 이후 제일 먼저 교체하는 사람이 CFO 등 재무회계 쪽 인사"라며 "대우조선해양건설에 왔을 때 회사 주인이 과거 수차례 바뀌다보니 재무책임자가 오랜 기간 상무보였는데, 제가 와서 전무로 2계단 승진시켰고 지금도 회계업무 총괄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우조선해양건설 임원들 95% 이상이 남아있다"면서 "자발적으로 나간 사람은 있지만 사표 내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세상이 바뀌었다. 점령군이 아니라 조직 공감을 사야 한다"며 "'저 사람이면 조직을 살릴 수 있겠다'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아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건설에서 시행하고 있는 파격 인센티브 제도를 성지건설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게 사람"이라며 "파격 인센을 통해서만 인재가 모인다"고 힘줘 말했다. 


김 회장은 "예전 세대 때 일하는 보람이 승진이었다면 요즘 MZ 세대의 경우 '돈'"이라며 "회사에 일감을 갔다주는 분들한테는 파격적인 보상을 해줘야 한다. 회사가 많이 버는데 아무 것도 없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인센티브 제도가 영업 인센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등을 통해서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건축 파트에서 비용 절감을 해도 인센을 주고 관리 파트에서 부실채권을 찾아와도 인센을 준다"며 "인센을 역대 가장 많이 받은 사례는 10억원대 수준"이라고 귀뜸했다. 


그는 기본급을 깎으면서 무한경쟁 체제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기본급 깎은 적 없고 깎을 생각도 없다"면서 "이런 인센 제도를 운용하면 우수 인재는 남고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사람은 나가면서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경기 평택시 소사동 '평택 뉴비전 엘크루' 아파트 조감도(왼쪽). 대규모 교체 작업 후 실제 단지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건설)


◆"강남 못 사는 것도 억울한데 도색이라도!"


김 회장은 본인의 경영 철학에 대해 "건설사=자산운용사"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은 국민 자산 80%를 차지하는 부동산을 증식시켜주는 사업"이라며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멋진 조경, 부대시설을 만들어 개인의 자산가치를 올리고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 예로 평택 뉴비전 엘크루(ELCRU)를 들었다. 김 회장은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14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고급화하기 위해 외관 도색과 조경을 갈아엎었다. "강남에 못 사는 것도 아쉬운데 도색이라도 똑같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김 회장은 "추가적인 행정 비용을 치르더라도 외관을 무채색으로 바꾸고 벚꽃나무는 전부 뽑아 아파트 6~7층 높이의 소나무로 대체하는 대대적인 교체 작업을 벌였다"며 "통상 15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에선 준공 후 4만5000건의 하자보수 민원이 들어오는데, 이 단지에서는 3분의 1 수준으로 적었다. 그만큼 주민들이 만족한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소비자 자산을 보호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는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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