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생각해보자고요
정부, 국내 반도체 기업 든든한 방패막으로 거듭나야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08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평택반도체 캠퍼스|삼성전자 제공


[팍스넷뉴스 설동협 기자] "만약 한국이 인텔의 반도체 기술을 알아내기 위해 각종 정보를 달라고 한다면 미국 정부가 과연 선뜻 협조했을까요"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의 읍소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반도체 관련 기업 다수의 내부 정보를 요구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일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반도체 기업 정보 제공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정부 입장에선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요청에 선뜻 거절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동맹국이 아닌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는 어땠을까. 또 다른 반도체 강국인 대만의 경우, 이미 TSMC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이 어렵다고 미국에 확실히 못 박는 등 완강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렇게 보면 우리 정부와 상당히 비교되는 대목이다. 


물론 미국도 정보 제공에 대한 '자율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라는 권위는 자율성이란 단어를 반어법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정보를 내놓지 않을 경우 수출 규제부터 시작해 현재 논의 중인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제한까지 후폭풍이 생길 우려가 존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달 급하게 미국 출장길에 오르는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같은 상황은 우리 기업 뿐 아니라, 정보 제공을 거절한 대만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럼에도 대만 정부는 정보를 주지 않는 길을 택했다. 


그만큼 기업비밀은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는 방증이 아닐까.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영업비밀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며, 이는 국가도 적극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다.


물론 국가가 기업의 영업비밀을 지켜줄 수 없는 상황도 생긴다. 산업재해가 발생해 원인을 찾아야 하거나, 영업비밀 자체에 논란이 벌어질 경우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두가지 모두 해당되지 않는 듯 하다.


정부는 해당 상황을 정치적이고 정략적인 계산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기업의 처지에서 기업을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체들의 기밀 정보를 내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그 답은 누구나 불보듯 예상 가능할 것이다. 


기업의 상황을 고려하는 역지사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소한 정부가 내세우는 'K-반도체'의 미래를 생각하려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보전할 든든한 방패막 역할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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