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연내 합병?…EU 승인 '분수령'
인수 기한 연장만 5차례…과독점 경계, 3년 가까이 표류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10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3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연내 성사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19년 3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선결조건인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합병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양사 결합의 최대 관문으로 꼽히는 유럽연합(EU) 기업결합심사 지연이 단단히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대우조선해양 인수계약 기한을 당초 9월 30일에서 오는 12월 31일로 3개월 연장했다. 합병을 위한 필수 전제조건인 국내외 기업결합심사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불가피한 조치였다. 이번까지 포함하면 본계약 이후 기한 연장만 다섯 번째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합병을 매듭짓기 위해서는 절차에 따라 한국,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일본, EU 등 6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기업결합 승인을 통과한 국가는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중국 등 세 곳뿐이다. 해외 경쟁국 가운데 단 한 곳에서라도 반대를 할 경우 인수 실익이 사라져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특히 결합심사의 핵심 변수로 지목됐던 EU의 승인은 쉽사리 나지 않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해에만 세 번이나 양사의 기업결합심사를 유예했고 현재 심사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심사 재개 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EU는 경쟁법이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한 기업의 과독점을 경계한다. 특히 유럽은 한국 조선사들이 경쟁력을 갖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선사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대형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지역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장조사업체 클락슨(Clarksons)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할 경우 전세계 LNG 운반선 점유율은 약 60%에 달한다. 전체 선종에 대한 점유율도 21.2% 수준까지 올라간다. 이에 따라 EU는 다른 국가들보다도 양사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EU가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설비 축소 혹은 점유율 제한 등의 조건부 승인을 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양사의 인력과 설비 구조조정으로 직결돼 합병 이후 기대했던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합병을 위한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지체되면서 당초 계획한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핵심시장인 유럽연합 등의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주요 업무 현황' 자료에서 "항공·조선 건 기업결합 심사를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까다로운 EU의 기업결합심사만 통과한다면 양사의 남은 합병 과정은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라며 "현대중공업그룹이 기업결합심사라는 난관을 뚫고 연내 최종 합병에 다다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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