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의 역설
공모주 열풍·제도개편 이끌었지만 업계 불만 커져...고평가 논란 주범 지적도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08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민아 기자] '따상'은 작년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한 단어다. 공모가의 2배 가격으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뜻인 따상은 SK바이오팜 IPO(기업공개) 청약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면서 시장에 완전히 자리잡은 신조어가 됐다.


새내기 공모주들이 따상에 성공하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공모주 시장을 외면하던 개인 투자자들의 신규 진입이 활발해졌다. 이 덕분에 SK바이오팜 이후로 따상을 넘어 따상상, 따상상상까지 등장했다. 청약에서 1000대 1을 넘고 조 단위 증거금을 모으는 일은 이제 특별하지 않아졌다.


따상의 등장은 업계의 제도 변화까지 이끌어 냈다. 지난해 BTS 소속사인 하이브(구 빅히트)가 IPO시장에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거 몰리면서 증거금 규모에 따라 공모주를 차등배정하는 방식에 불만을 가진 목소리가 커졌다. 수 천 만원이 넘는 청약금을 내도 1주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개인들의 불만은 높아졌고 결국 지난해 11월 개인투자자 물량 확대와 균등배정이라는 제도 개편을 이뤄냈다.



정작 업계에서는 따상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취재차 만나는 IB업계 실무진에게 항상 묻는 질문이 있다. 바로 '따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다. 질문을 들은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한숨을 쉬며 따상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공모주로 끌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분위기를 흐렸다는 이유다.


이들은 따상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따상을 달성하지 못하는 공모주는 실패한 공모주라는 인식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상장 전부터 따상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보도가 쏟아지고 따상에 실패할 경우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단기 차익 실현 욕구가 커져 주가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들뿐 아니라 기업 관계자들의 인식도 변했다고 털어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따상에 성공한 한 기업은 상장 이후 만난 자리에서 '따상에 성공한 걸 보면 공모 희망 밴드를 더 높여도 됐던 것 아니냐'라는 말을 했다"며 "여러 방면으로 기업을 분석해 책정한 기업가치인데 몸값을 더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뜻 같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따상이 올해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부추긴 신호탄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 따상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반복해서 등장하면서 공모주 수요가 높다고 확인한 기업들은 공모가를 높게 책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작년 말 이뤄진 제도개선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금융당국이 공모주 호황기만 고려해 만들어 낸 정책으로 시장 침체기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낮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기업이 속출하면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 되면서 비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시장은 전통 '공모주 성수기'로 알려진 연말이지만 상장을 미루는 기업이 나타나는 등 지난해와 다른 양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음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부분이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 따상이라는 단꿈에 취해 있기엔 시간이 없다. 따상으로 수면 위에 올라온 시장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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