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도 세금 내라!...과세 인프라는 '미비'
가상자산 업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치"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17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가상자산 과제를 약 두 달 앞두고 정부가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시스템)에도 세금을 매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일반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과세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섣부른 조치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거래에 대해 과세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투자 수익이 250만원 이상 발생했을 경우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20% 세금을 내야 한다. 이에 더해 최근 기획재정부는 디파이(DeFi) 서비스에 대해서도 세율 25%을 적용해 원천징수하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연 이자 및 배당소득 합계액 2000만원 초과)의 경우 종합소득에 합산해 기본세율 6~45%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국내 거래소를 비롯한 가상자산 사업자와 국세청은 아직 가상자산 과세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 현황을 파악한 결과 8~9월 업체마다 한 차례씩 국세청과 면담했을 뿐 구체적인 과세 가이드라인을 받았다는 곳은 없었다. 이 중 세 곳은 "세부 지침이 없으면 연말까지 과세 시스템 구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파이 과세에 대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디파이는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렉트를 이용해 P2P로 이루어지는 금융서비스다. 말 그대로 '탈중앙화' 서비스이기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소와 같은 과세를 담당할 중개기관이 없다. 중앙화 거래소와 달리 본인의 가상자산 지갑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서든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원가입 절차가 없는 서비스도 많다. 


이 때문에 정부가 디파이 서비스 이용자에게 세금 걷으려면 먼저 전세계 모든 디파이 서비스에 등록된 지갑 주소와 해당 서비스의 거래 내역을 직접 파악해야만 한다. 디파이는 서비스 이용자 정보를 보관할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원천징수는 중개자가 직접 세액을 징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디파이에 대한 추징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디파이 서비스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도 과세를 어렵게 하는 요인다. 이전까지 디파이 대출 서비스는 대부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담보로 맡기고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받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담보로 맡긴 코인을 스테이킹(예치)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대출받은 스테이블 코인을 또 다른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한 국내 디파이 업체 관계자는 "정부는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특정금융정보거래법(특금법)상 가상자산 거래, 이전, 교환 등을 영업으로 할 경우 가상자산 사업자로 분류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해외 디파이 서비스 규제 방안에 대해서는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사업자 인가를 받은 거래소에 대해서도 세부 지침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과세가 두 달 남은 상황에서 디파이 서비스에 과세를 하겠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무리해서 과세를 했다간 부작용과 투자자들의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과 엇박자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예정대로 세금을 걷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과세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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