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소노미 투자가 지속가능금융 열쇠"
⑭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기업 아닌 개별 비즈니스 투자 대상 돼야"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2일 1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전 세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기업들은 서둘러 ESG경영을 도입하고 금융투자업계는 투자 방침에 비재무적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다방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ESG 움직임 중 팍스넷뉴스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자산운용업계의 ESG 투자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봤다.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팍스넷뉴스 범찬희 기자] "2030년 저탄소 경제를 지나 2050년 넷제로(Net-Zero‧온실가스 순배출 0) 시대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어 적합하지 않은 비즈니스는 도태될 것이다. 자산운용사는 다가올 탄소중립 시대에 좌초될 비즈니스를 걸러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충족한 '택소노미' 범주 안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팍스넷뉴스와 만난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사진)는 자산운용사가 '택소노미'(Taxonomy‧녹색분류체계)에 초점을 맞춘 투자 활동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택소노미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산업별로 구분해놓은 분류체계를 말한다. 지난해 6월 EU(유럽연합) 관보에 관련 내용이 실리면서 국제적으로 일고 있는 ESG 어젠다의 주요 화두로 급부상했다.  



그는 "금융업에서 가장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은행의 경우, 지속가능금융을 구축하고자 ESG를 기준으로 기업에 대한 대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금융투자 시장에 일고 있는 변화의 흐름에 맞춰 자산운용사 역시 택소노미에 기반해 ESG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투자처를 물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아시아 최초로 AI(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ESG 평가기관으로, 매일 1만5000건의 기업 관련 사건사고를 모니터링 한다. 미국법인인 'Who's Good' 외에도 국내 유일의 신용정보사(CB)인 'ESG평가정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7년 간 지속가능발전소를 이끌고 있는 윤 대표는 국내 금융산업이 ESG에 기반을 둔 지속가능 시스템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윤 대표는 택소노미 투자 활동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ESG 경영을 기업 자율에 맡겼던 정부가 규제를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부터 환경부 주도 아래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금융 분류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최근 '4차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및 적용 가이드안'이 나온 상태로, 정부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연내로 최종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친환경 자산, 투자 비중 등 ESG 경영에 관한 공시를 의무화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처럼 머지 않아 택소노미가 산업계에 접목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윤 대표는 택소노미가 정착되면 자산운용사의 투자 활동이 세분화 된다고도 부연했다. 기업을 기준으로 하는 투자가 아니라, 각각의 비즈니스를 피투자 대상으로 삼는 것이 일반화 된다고 예측했다.


그는 "예를 들어 중공업에 주력하는 A기업은 업종의 특성상 ESG에서 후한 점수를 받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B'라는 이름의 공기 정화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B 자체가 자산운용사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화학, 발전, 철강, 시멘트 등과 같은 '좌초산업'은 도태되고, 친환경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ESG 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와 별다른 차이점을 찾기 힘들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서는 'ESG 통합전략'(ESG integration)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SG 통합전략이란 기업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의 근간이 되는 재무 분석에 ESG 요소를 녹여내는 것을 일컫는다. '리스크 관리'라는 추상적 개념을 수치화 해 재무제표상 '자본 비용'에 반영해 기업을 평가하는 식이다.


그는 "ESG 활동 성과가 우수한 기업을 우선시하는 '포지티브 스크리닝' 전략은 구사하면 아무래도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기업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고, 반대로 ESG 활동이 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을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도 객관적인 방식이 아니다"며 "ESG 통합전략으로 기업을 평가하면 중소·중견기업도 ESG 리스크 관리를 잘 하면 시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일고 있는 평가기관이나 연기금 별로 ESG 평가기준이 상이해 통일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불성설이라며 선을 그었다.    


윤 대표는 "한켠에서 ESG 평가방법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만약 동일한 ESG 평가기준을 토대로 이뤄진 투자가 실패로 귀결됐을 때 누가 책임일 질 것인가"라며 "애당초 ESG 평가지침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SG 평가의 표준화는 ESG 투자의 획일화를 낳을 뿐"이라며 "중요한 건 평가지침이 아니라 ESG 공시를 표준화하고 이를 의무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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