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시급한 숙제, 자금조달 루트 다양화
⑧주식담보대출 의존도 높아…SM상선 IPO 철회도 악재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5일 09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팍스넷뉴스 김호연 기자] SM그룹은 신생 기업집단 성격이 강하다보니 아직까지 자금조달 루트가 다양하지 못한 것이 한계로 지목돼왔다. 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가 적고 신용등급이 낮아 채권발행도 쉽지 않다. 적극적인 M&A를 통한 확장 정책을 쓰다보니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여의치 않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방안은 계열사 간 자금대여 혹은 상장사의 주식담보대출뿐이다. 이번에 SM상선 기업공개(IPO)가 무산된 것 역시 자금조달 루트가 한정돼 있다보니 구주매출 비중을 지나치게 높인 것이 역효과가 났다는 분석이다. 


◆넉넉치 않은 계열사 돈주머니…상장사 주식담보대출 증가



SM그룹의 계열사 중 주식시장에 상장한 회사는 남선알미늄과 대한해운, 티케이케미칼 등 3곳이다. 그룹의 자산 규모가 10조원을 넘겨 대규모기업집단에 포함돼 있지만 상장한 자회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SM그룹의 계열사는 대부분 비상장 기업인데다 성장성이 높지 않은 건설, 제조, 해운에 주력하다 보니 외부투자자를 유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제3자 배정이 아닌 주주배장 유상증자를 진행하려면 외부가 아닌 계열사에서 자금을 끌어와야 하지만 문어발식 인수·합병(M&A)으로 보유자금을 끌어다 쓴 탓에 계열사들의 자금 여력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채권 발행도 열위한 신용등급 탓에 녹록치 않다. SM그룹 계열사 대부분은 대부분 효력이 만료됐거나 낮은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SM그룹의 적극적 M&A에 따른 재무 부담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월 대한상선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중견 해운사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지만 SM그룹의 사업확장 기조로 인한 재무부담 가능성이 보인다는 분석이다.


강교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한해운은 동아건설산업 등 SM그룹 계열사에 901억원 규모의 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며 "에스엠중공업에 977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것까지 감안하면 계열사 지원 부담의 현실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M그룹 자체적으로도 계열사 자산 매각은 현실성이 낮아 보인다. 자산 불리기가 한창인 SM그룹의 입장에선 자금 경색에 시달리지 않는 한 계열사의 자산 매각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지베적이다. 


자금조달 루트가 한정적인 SM그룹이 가장 집중하는 것은 상장사 중심의 주식담보대출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남선알미늄이다. 삼라는 최근 보유 중인 남선알미늄 지분 18.03% 중 14.97%를 담보로 제공하며 총 449억원의 담보대출을 받았다. 같은 계열사 에스엠하이플러스는 회사가 보유한 대한해운 지분 49.35% 중 15.75%를 담보로 제공해 737억원을 대출받았다. 티케이케미칼 역시 보유 지분 47.89% 중 17.20%를 담보로 제공하고 219억원을 조달했다. 


이들 계열사는 담보 제공 뒤에도 주식이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한 자금 조달을 이어갈 가능성이 남아있다. 하지만 주식담보대출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보유 주식을 추가로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만큼 리스크가 높다. 

자금 조달 경로를 다양화시키지 못할 경우 2019년처럼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경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SM그룹은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렸다. SM케미칼이 수십억원대 대출을 받기 위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과 접촉할 정도였다. 


SM케미칼은 조달한 자금으로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안평리에 위치한 공장을 이전시키는데 사용할 계획이었다. 다행히 지난해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 호황이 이어지면서 SM그룹 역시 충남 아산 등에 공급한 아파트의 미분양 문제를 대부분 해소됐다. 


◆자금줄 기대 받던 SM상선, IPO 철회…수요예측 부진


자금조달 루트가 한정적인 SM그룹의 조급함은 SM상선의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SM상선은 지난 3일 진행 예정이었던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다. 기관 수요예측에 응한 기관이 적었고 가격도 공모가 하단 이하를 제시 받아 SM상선의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SM상선의 희망 공모가격은 1만8000~2만5000원, 공모 규모는 6091억~8461억원이었다.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5230억~2조1153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4일과 5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거쳐 오는 15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관 수요예측부터 차질이 생겼다. SM상선의 구주매출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IPO를 진행할 때 구주매출과 신주발행을 함께 진행하는데 이 비중이 상장예정주식의 20%를 차지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SM상선은 40%에 달했다. 특히 SM그룹 계열사들이 공모 주식 중 구주매출 비중을 50%로 설정하는 등 자금조달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것이 IPO 무산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SM상선은 내년 상반기 공모가를 낮춰 IPO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기원 이사가 지분을 보유한 SM상선의 최대주주인 삼라마이다스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 IPO이기 때문이다. 조달자금은 M&A 재원으로 활용해 삼라마이다스의 자산을 불린 뒤 삼라와의 합병을 통해 우기원 이사의 SM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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