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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자, 그들은 누구인가
공도윤 WM부장
2021.11.10 08:00:21
들끓는 부의 흐름, 제대로 보고 있을까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9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WM부장] 코로나19 이후 부자(고액자산가)가 늘었다. 금리인하, 주가·부동산 가격 급등, 비트코인과 같은 신흥자산 가격 급등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리며 기존 초고액자산가는 물론, 대중부유층이라 불리는 중산층의 재산이 크게 늘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백만장자(순자산 11억원 이상) 수가 520만명이 늘었다. 한국의 백만장자수는 14만명 늘어 105만명이라고 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400대 미국 부자 순위를 발표하며 이들의 총자산이 전년대비 40% 증가해, 부자 랭킹 기준을 21억달러에서 29억달러로 높였다.


점심이나 저녁모임을 하다보면 '2년 전에 아파트를 샀는데 가격이 2배가 됐다'거나, '테슬라와 비트코인 투자로 수백억원을 벌어 직장을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늘 그렇듯, 나만 빼고 다들 부자다.)


그런데 초고액자산가를 일선에서 만나는 증권사의 PB(프라이빗뱅커)들에게 '신흥 부자가 얼마나 늘었냐'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시원찮다. 그들은 시장 분위기만큼 체감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유는 여럿이다. 자산 30억원이상 초고액자산가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신흥 자산가가 늘었다기 보다는 머니무브로 증권사로 자산을 옮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PB들간 고객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업계 룰(규칙)이라 실제 신흥 부자가 늘었다해도 공유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IPO 한번에 수백억원을 벌어들인 고객을 직접 목격하긴 하지만, 실제 PB에게 자산관리를 요청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새롭게 떠오른 벤처사업가와 같은 신규 고객보다는 여전히 부모에게 자산을 물려받는 고객 비율이 높다. 10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평범한 직장인이 꽤 늘었지만 이들은 금융에 대한 지식이 높고, 국내와 해외의 장벽이 없어 다양한 금융정보를 앱(App)과 같은 비대면 서비스로 이용해 영업점에 찾아오질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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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오히려 신흥 부자에 대한 이야기는 지점보다는 증권사 본사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다만 WM(자산관리)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업무 핵심 부서가 아닌 IT, 플랫폼, 디지털 등의 단어가 붙은 백업부서라는 점이 의외다.


그들은 새로운 신흥부자는 비대면이라는 디지털벽 뒤에 숨어있다고 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비대면 영업이 크게 늘면서 일선 영업점에서는 새로운 신흥 부자를 접할 일이 많지 않다고 했다.


사실 지난 10여년간 증권사는 주요 수익원이 리테일이 아닌 투자은행(IB)에 초점을 두었고, 그나마 리테일 부문도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줄거라고 예상하고 간접투자 상품을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에 집중했다. 일부 증권사는 서학개미 열풍을 예상하지 못하고 오히려 몇 년 전 해외주식관련 부서의 권한을 축소시키기도 했다. 최근 시드머니 1~2억원을 가지고 주식시장에 뛰어든 초보 서학개미를 맞이할 준비를 몇년 전까지만해도 전혀 하지 못한게 사실이다. 30억~40억원 가량을 주식으로 굴리고 있는 고객이 크게 늘었지만 이들 고객은 자산관리에 있어 무료 투자 앱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초고액자산가(특히 50대 이상)만 바라보던 금융사는 고액자산가 대열에 합류한 새로운 대중부유층의 특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그들을 금융사로 끌어들이는데 실패한 것이 아닐까.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금융사들이 젊은 부자, 대중 부유층, 잠재 신흥부자를 유혹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젊은 신흥 부자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마련하거나, 초고액자산가에게만 제공하던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해 일반 투자자에게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대상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내년 마이데이터 사업을 앞두고 '디지털'에 집중 투자하는 은행·증권사가 여럿이다.


코로나19라는 변수의 등장으로 급변한 부의 흐름을 읽고, 새롭게 등장한 부자의 성향을 파악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부자의 지갑 뿐 아니라 모두의 지갑을 열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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